“바이든 이겼다”던 미시간 카운티, 트럼프의 승리였다…재검표로 확인

한동훈
2020년 12월 19일 오전 4:00 업데이트: 2020년 12월 19일 오전 9:10

미국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의 한 지역에서 수작업으로 재검표한 결과, 투표일 당일 선거당국이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의 승리를 틀리게 보고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시간주 앤트림(Antrim) 카운티의 선거당국은 지난 16일 실시한 수작업 재검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759표, 바이든 후보는 5959표를 얻었다고 18일 발표했다. 카운티는 한국의 군에 해당하는 지방 행정단위다.

지난달 3일 투표 종료에 이은 개표 작업을 마친 뒤, 앤트림 카운티 선거당국은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3000표 이상 더 많은 표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틀 뒤에 선거당국은 트럼프가 2500여표 차이로 이겼다고 결과를 수정했다. 그리고 약 보름 뒤인 21일 개표결과가 또 한 차례 수정돼 트럼프가 4000여표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최종 인증됐다.

이같은 오류에 대해 선거당국은 선거 장비 문제가 아닌 관리 직원의 실수 탓이라고 해명했다.

앤트림 카운티는 이번 선거에서 전자투표시스템 업체 도미니언(Dominion Boting Systems)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도미니언의 장비에 대한 포렌식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는 이 회사 시스템에 대해 “고의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투표지 오류를 일으키며, 전자투표지를 판정하도록 전송한다”고 지적했다.

투표지 판정은 기계가 판독하지 못하는 투표지를 사람이 직접 육안으로 판독하고 개표하는 절차다.

포렌식 감사 보고서에서는 “(도미니언 장비는) 판정 과정에서 아무런 감시·감독이나, 투명성, 감사 추적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 결과 투표사기, 선거사기로 이어진다”며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도미니언 투표 시스템이 미시간에서 사용되어선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미시간주 선거관리국장 조나단 브레이터(Brater)는 감사 보고서에서 사용한 “고의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그 근거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조슬린 벤슨 주무장관실 소속인 브레이터 국장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 전문가의 좀 더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내가 볼 때 그런 지원 없이 결론 내린 것 같다”며 “일반적인 선거 절차와 오류 수정이라고 설명 가능한 상황을 사기, 불투명성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면 수작업 재검표는 벤슨 주무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녀는 지난 9일 인구 2만3천명(2018년 기준)의 앤트림 카운티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포렌식 검사 결과 공개를 앞두고 정면 돌파를 하기 위한 시도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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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인 조슬린 벤슨 미시간 주무장관 | Rebecca Cook/Reuters=연합

미시간 선거당국은 이번 재검표 과정에서 바이든 표가 1장 삭제됐고, 트럼프 표 11장이 추가됐으며, 군소후보인 자유당 조 조르겐센 등을 찍은 표 3장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작업 재검표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한 선거구에서 기계 개표와 수작업 개표 때 발생하는 1,2표 차이는 매우 일반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당국 관계자는 “결과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선거 당일 잘못된 개표결과에 대해 “사람에 의한 실수”라고 재차 강조했다.

벤슨 주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감사를 통해 도미니언 장비가 대통령 투표를 정확하게 집계했다는 진실이 확인됐고 사실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미시간 주정부가 공식 인증한 개표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은 15만4천표 격차로 승리했다.

현재 미시간 주에서는 ‘결투 선거인(dueling electors)’이 발생한 상태다. 결투 선거인은 부정선거 등의 이유로 선거결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릴 경우 주정부와 주의회가 선거인단을 각각 선출하는 현상이다.

도미니언 최고경영자(CEO) 존 풀로스는 15일 열린 미시간 주의회 ‘포렌식 감사 결과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응했다.

이 자리에서 풀로스 CEO는 앤트림 카운티의 개표 오류에 대해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자세한 설명을 제공했다.

그는 “(선거) 규정 변경 때문에 선거장비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10월에 해야 했다. 하지만 앤트림 카운티 공무원들이 18개의 집계장비 가운데 일부만 업데이트했다”며 “그리고는 프로그램 정확성 검사를 깜빡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일부 장비에 구버전 프로그램이 깔린 상태에서 메모리 카드를 옮겨 꽂으면서 버전이 달라 오류가 생겼다는 설명이었다.

풀로스 CEO는 도미니언은 선거 장비의 프로그램을 임의로 바꾸거나 로그 기록, 개표 데이터 등을 보관하지 않는다며 포렌식 감사 결과에서 지적된 문제점 대부분에 대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