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철수로 미국의 對中 경쟁력 향상될 것”

프랭크 팡
2021년 09월 2일 오전 9:07 업데이트: 2021년 09월 2일 오전 9:25

바이든 “아프간에 발 묶이는 것 中·러 원하는 일”
“대규모 군사 작전 시대 종말…中과 경쟁에 집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의 주된 이유로 중국과 경쟁에 전념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20년 분쟁 종식을 선언하는 지난 31일(현지 시각) 연설에서 이제 미국은 “러시아, 무엇보다 중국에서 오는 위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언급에 앞서, “향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아프간에서 얻은 두 가지 교훈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째, 우리가 달성하지 못할 목표가 아니라 분명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가지고 임무를 설정하는 것”과 “둘째, 우리는 미국의 근본적인 국가 안보 이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대외 전략이 해당 지역에 민주 국가건설을 목표로 한 대규모 병력 배치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더 강하고 효과적이며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나라를 재건설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 군사 작전의 시대를 마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간에서 얻은 교훈을 두 가지로 정리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외교 전략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갔다.

그는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사이버 공격과 핵확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향한 중국의 도전을 사이버 공격과 핵확산 두 가지로 압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세기 경쟁에서 이러한 새로운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이 아프간에서 또 다른 10년 동안 꼼짝 못 하게 되는 것보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더 원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수개월 간 중국 정권의 핵 개발과 사이버 활동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왔다.

미 법무부는 지난 7월 중국 최고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소속 중국인 4명이 기업·대학· 정부 기관에서 기밀과 민감한 정보를 빼돌리려 해킹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같은 달 미 국가안전보장국(NSA),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 연방수사국(FBI)은 공동으로 미국 개인과 기업이 중국의 사이버 침투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에서는 중국의 사이버 침투를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규정했다.

미국의 3대 핵전력을 총괄하는 전략사령부의 찰스 리처드 사령관은 지난 8월 한 심포지엄에서 중국의 군사 현대화 속도에 대해 경고했다.

리처드 사령관은 특히 중국의 핵전력 규모 증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는데, 중국이 고속증식로를 통해 무기급 플루토늄 원료를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다면서 “핵 능력 추가확대와 관련해 중국이 택할 수 있는 것의 상한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과학자 연맹과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제임스 마틴 센터는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이 200개가 넘는 신규 핵 사일로를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새로운 사일로는 중국의 극서부 지역인 신장과 이웃한 간쑤성 등 두 곳에 건설되고 있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소 역시 미국의 아프간 철수 결정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군사적 자원을 이전해,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의 안보나 국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후변화 협력 등 선별적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중국 정권과 협력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