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법 절차 따라 이의제기한 의원들에 “나치 선전장관”

한동훈
2021년 01월 11일 오전 12:51 업데이트: 2021년 01월 21일 오전 9:25

미국 공화당 테드 크루즈와 조시 홀리 상원의원이 자신들을 나치 선전선동요원에 비유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게 반박했다.

바이든은 8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점거 사태와 관련해 크루즈와 홀리 의원에 대해 “큰 거짓말의 일부”라고 비난한 뒤, 나치독일의 선전장관 괴벨스의 거짓말을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괴벨스의 거짓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독일 드레스덴 폭격 사망자 약 2만5000명을 20만명으로 부풀린 가짜 뉴스를 퍼뜨려 연합국에 대한 반발을 일으킨 역사적 사건을 가리킨다.

바이든은 “그리고 우리 신문에서 그것을 인쇄했다. 신문에 실렸다. 그것은 큰 거짓말”이라고 덧붙였으나, 그가 정확하게 두 의원의 어떤 발언에 겨냥하고 한 말인지는 불분명하다.

홀리 의원은 반박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나와 또 다른 공화당 상원의원을 나치에 비유했다. (메모를) 정확하게 읽으셨다. 자 그럼, 잠시 읽은 내용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해가 되도록 해보시라”고 꼬집었다.

바이든이 자기 생각을 말한 게 아니라 누군가 써준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읽기만 한 것 아니냐는 신랄한 비판이었다.

홀리 의원은 이어 “2001년, 2005년, 2017년 민주당이 제기했던 그대로, 내가 펜실베이니아주의 선거방식에 대해 미국의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바이든은 나를 나치라고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자로서 품위를 잃은, 미숙하며 무절제한 행동이자 부끄러운 일이다. 바이든은 위엄 있는 어른처럼 행동하고 이런 병든 말들을 취소해야 한다. 의회의 모든 민주당 의원들은 이런 역겨운 발언들을 좀 부인해보라”고 덧붙였다.

Sens. Josh Hawley (R-Mo.) and Ted Cruz (R-Texas) in file photographs. (Getty Images)
[좌] 조시 할리 의원 [우] 테드 크루즈 의원 | Getty Images
크루즈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 “정말 슬픈 일”이라고 썼다.

그는 “국가적 분열이 깊은 시기에,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정적들을 문자 그대로 나치라고 부르기로 한 것은 우리를 하나로 묶거나 치유를 촉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식의 당파적 언사는 우리나라를 갈라놓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이같은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바이든은 대선 유세당시 자신이 당선되면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자주 말해왔으나 지난 6일 의회 합동회의에서 홀리와 크루즈 의원이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주 선거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자 격분한 모습을 보였다.

의원들은 두 주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했다며 합동회의가 이의를 제기할 유일한 의회적 절차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괴벨스와 히틀러에 비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