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수도 카불 11km 지점까지 진격…바이든 “병력 증파”

2021년 08월 15일 오전 9:23 업데이트: 2021년 08월 16일 오후 7:1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요원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기존 계획보다 1천명 늘린 병력 5천명을 배치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또한 아프간 전쟁을 자신의 임기 내에 끝내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미국인이 위험에 처할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탈레반 측에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교, 군사, 정보팀의 권고에 따라 미군 병력 5천여명을 배치해 미국 요원과 동맹국 요원의 안전한 철수, 미군을 도운 아프간인들을 질서정연하고 안전하게 대피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아프간을 “탈레반의 진격으로 인해 특별한 위험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반군인 탈레반은 이날 카불에서 1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카불 남쪽 로가르주는 이미 탈레반에 점령됐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파견하는 병력에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소속 군인 1천명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제82공수사단은 낙하산 낙하 공습을 전문으로 하는 공수부대다. 미 육군 최정예급 공수부대로 경량화를 통해 전략적 기동성을 높게 끌어올렸다는 특징을 지닌다. 탈레반의 파상 공세에 맞서 신속한 대응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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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테러리스트들이 아프간 정부로부터 탈취한 헤리트 시내를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8.14 | Hamed Sarfarazi/AP Photo/연합

이달 말까지 아프간에서 완전 철군을 명령한 바이든 대통령의 방침은 확고하다. 그는 “나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한 네 번째 대통령”이라며 “다섯 번째로 이 전쟁을 넘기지 않겠다”며 더 이상 아프간 전쟁에 휘말려 들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에 맞춰 아프간 대통령 및 다른 아프간 지도자들이 테러 위협을 정치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는 탈레반의 공세로 아프간 수도 카불이 포위·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대책이다.

현재 탈레반 수중에 떨어지지 않은 유일한 아프간의 주요 도시는 카불과 동부 도시 잘랄라바드 등 2곳뿐이다.

Afghanistan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남쪽 칸다하르주에서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진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1.8.12 | Sidiqullah Khan/AP Photo/연합

아프간에 머물고 있는 미국 요원들은 탈레반의 가장 중요한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이들을 포로로 확보해 미국과 협상카드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발크주 지방의회 의장 아프잘 하디드는 “마자르-이-샤리프를 수비하던 정부군은 탈레반의 공격에 제대로 맞서보지도 않고 우즈베키스탄 국경을 향해 도주했다”며 다른 주요 도시 역시 산발적 충돌은 있었으나 별다른 저항 없이 탈레반에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