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멕시코발 불법 이민자 급증에 “국경 위기” 첫 언급

이은주
2021년 04월 19일 오전 9:20 업데이트: 2021년 04월 20일 오후 4:4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멕시코 국경 지대 불법 이민자 급증 사태를 “위기”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위기라고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밀입국자 급증 문제에 대한 공화당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태도 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난민 수용) 인원을 늘릴 것이다. 난민 (수용) 부분이 미성년자들이 국경을 넘는 위기와 맞물려 있었던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제 우리는 그 수를 늘릴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이민 강경 정책을 완화하면서 멕시코 국경지대에 불법 이민자가 유례없이 급증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공화당은 “국경 위기”라고 지적한 반면 바이든 정부와 백악관은 “도전적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단어 선택에서 차이를 보이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AP통신 등 일부 언론은 신문 편집자와 기자들에게 ‘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경 순찰대가 체포한 불법 이민자는 17만2000명이다. 국경순찰위원회(NBPC) 브랜든 주드 위원장은 “국경 순찰대 역사상 가장 큰 급증(biggest surge)”이라고 진단했다. 

공화당에선 전임 정부가 추진했던 국경장벽 건설과 ‘이민자 보호 프토로콜’(MPP) 정책을 철회한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개방 정책이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멕시코와 과테말라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관련 메시지를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에 내놓은 이민을 환영하는 듯한 메시지가 월경 급증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알레한드로 지암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지난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 첫 몇 주 메시지가 혼란스러웠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동정적인 메시지였다”면서 사람들은 미국 입국 기회가 열린 것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난민 수용 인원을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의 1만5천 명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긴급 명령에 서명했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특히 민주당 진보성향 여성 초선 하원의원인 일한 오마르 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 명령이 일부 혼란을 줬다면서 최종 수용 인원은 내달 15일까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는 미 국토안보부에 논평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