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마오쩌둥 칭송했다 사임한 오바마 정부 관료 임용

한동훈
2021년 01월 16일 오후 4:17 업데이트: 2021년 01월 16일 오후 8:34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14일(현지시각) 마오쩌둥 찬양 논란에 휘말렸던,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공보국장을 지낸 아니타 던(Anita Dunn)을 백악관 선임 고문으로 내정했다.

아니타 던(Anita Dunn)은 오바마 정부 공보국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중국공산당(중공) 지도자 마오쩌둥을 “가장 좋아하는 정치철학자 중 한 명”으로 추앙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후 사임했다.

그녀는 당시 워싱턴의 앤드류 성공회 고등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세 번째 교훈과 조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명의 정치 철학자들로부터 나온다”며 마오쩌둥과 테레사 수녀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

이어 “두 사람이 자주 함께 언급되는 인물들은 아니다”라면서도 “내가 가장 많이 의존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선택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간단하면서도 기본적인 삶의 가르침을 알려준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동영상이 공개된 뒤, 민주 진영 리더인 미국 대통령 공보국장이 공산당 독재자를 칭송한다는 비난이 일자, 던은 “반어법적 표현”이라고 해명했으나 부정적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마오쩌둥은 중공 스스로도 “재앙이었다”고 평가한 문화대혁명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그가 정권을 장악한 뒤, 중국은 외세의 침략을 받지 않았지만 수천만 명이 각종 내부 혁명과 정책 실패에 따른 대재난으로 사망했다.

던이 공보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식을 가리켜 “세계의 인권과 윤리, 정의가 1월 20일 대약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약진은 마오쩌둥의 대약진에서 유래된 단어다.

바이든-해리스 인수위원회는 “애니타 던은 수십 년간 정치와 지지 캠페인을 관리하고 승리를 이끌며 최고 수준의 정부 지도자들에게 조언한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극찬했다.

던은 바이든의 2020년 대선 캠프의 수석 고문이었으며, 지난해 9월 바이든-해리스 인수위원회의 공동 의장으로 임명됐다.

그녀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년 대선 캠프 최고 전략가로 활동했으며, 오바마 당선 이후 백악관 공보국장을 꿰찼다.

2009년 마오쩌둥 찬양 논란으로 물러난 후에도 2012년 오바마의 재선 대통령 토론 준비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큰손 하비 웨인스타인은 성추문으로 곤경에 빠지자 던에게 조언을 구했고, 던은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웨인스타인의 전략 수립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