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말실수 “해리스 대통령”…계단에선 발 헛디뎌

한동훈
2021년 03월 20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1년 03월 20일 오후 1:3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의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 1억 회를 축하하던 중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잘못 호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백악관 연설에서 백신 보급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속도와 효율성과 함께 공평성과 형평성을 강조했다. 미국내 소수인종 등도 백신 접종에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얼마 전 해리스 대통령과 내가 애리조나에 있는 예방접종 센터를 가상으로 둘러봤을 때 그곳에서 간호사 한 명이 사람들에게 주사를 놓으면서 백신 접종은 희망을 투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부통령인 해리스를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은 말실수가 분명했지만, 바이든은 이를 바로잡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가 말실수를 알아차렸는지는 확실치 않다.

현장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함께 있었으나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백악관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구두 승진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작년 12월 백신 접종과 관련해 말하다가 해리스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때 바이든은 “나는 대중에게 백신에 대해 신뢰를 주기 위해 접종했다”며 “해리스 대통령 당선인도 같은 이유로 오늘 접종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작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 바이든의 정신적 노쇠를 지적하며, 만약 바이든이 당선되면 민주당은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해리스에게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부통령이 대리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바이든은 8일 백악관 행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름과 국방부 명칭인 펜타곤을 기억해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스틴 국방장관을 “전직 장군”, “저기 그룹을 이끄는 이 사람”으로 불렀다.

바이든은 17일 조지아로 출발하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계단을 오르던 도중 두 번이나 발을 헛디뎌 난간을 잡고 자세를 추슬러야 했으나, 세 번째에 기어코 넘어지는 모습을 보여 주변을 불안하게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있다. | 영상 캡처

계단을 모두 오른 바이든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무릎의 먼지를 털어낸 뒤 기내로 들어가기 전 경례를 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바이든이 다치지 않았다면서 발을 헛디뎠을 뿐이며 의료진이 살펴볼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멀쩡하다고 전했다.

올해 79세인 바이든은 역대 최고 고령 대통령이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나이에 비해 질병이 적은 편으로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잦은 말실수가 걱정스럽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