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習 첫 대면 정상회담, 양국 평가 뚜렷한 차이

한동훈
2022년 11월 15일 오전 7:04 업데이트: 2022년 11월 15일 오전 8:43

주요 현안 3시간 회담…공동성명 없이 마무리
백악관 “바이든, 인권·시장교란·대만문제 추궁”
신화통신 “양국 관계개선 논의, 세계 평화 기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시간 넘게 정상회담을 가졌다.

백악관은 회담 후 성명에서 두 정상이 다양한 이슈에 걸쳐 각자의 우선순위와 의도에 대해 논의했으며 기후변화, 거시경제 안정성, 글로벌 식량 및 보건 안보 등 초국가적 문제에 있어 협력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신장·티베트·홍콩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광범위하게 제기하고, 대만과 관련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음을 상세히 설명했다.

또한 미국은 일방적인 현상변화에 반대하며 국제사회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으며, 특히 미국은 대만을 상대로 한 중화인민공화국(PRC·중공)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 반대한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중국의 경제적 관행도 지적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 정책이 미국과 전 세계 노동자 및 그 가족에게 지속적으로 해를 끼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무기 사용 위협, 북한의 도발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국 방어에 대해 철통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후속 논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하도록 한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79년 중국과 미국의 수교 이후 양국이 50년간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난날을 거울 삼아 미래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현재 “미중 관계가 양국과 국민의 이익이나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두 정상이 양대 강대국 지도자로서 양국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세계의 평화에 대한 희망을 높이고 세계 안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며 공동 발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신화통신 보도에서는 백악관 성명에서 언급된 신장·티베트·홍콩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나 중공의 대만 위협으로 야기되는 세계 번영의 저해 등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공이 세계 평화에 대한 희망을 떨어뜨리고 안정을 해치며 공동 발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었으나, 신화통신 보도에서는 중공은 세계 평화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려는 강대국으로 묘사됐다.

추후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내용도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서는 보도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