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홍콩에 군사장비·이중용도기술 수출 중단 “자치권 훼손…이젠 중국과 같은 대우”

한동훈
2020년 06월 30일 오후 12:28 업데이트: 2020년 06월 30일 오후 4:32

미국 정부가 홍콩에 미국의 군사장비 수출을 철회하고 ‘이중용도’ 기술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는 데에 따른 대응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9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는 중국 공산당의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에 대한 정책을 재평가하도록 강요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베이징(중국 지도부)의 홍콩 보안법 추진에 따라, 미국은 오늘 미국 원산(U.S.-origin) 군사장비의 홍콩 수출을 중단한다”며 “홍콩은 군사장비와 이중용도 기술에 대해 중국 본토와 같은 규제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중용도 기술은 군사적·상업적으로 모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상업적으로 수출됐지만 군사적으로 응용될 수 있어 ‘민감한 기술’로 분류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규제대상 물품을 수출할 때, 홍콩과 중국을 구분할 수 없게 되므로 이른 물품이 인민해방군의 수중에 들어가는 모험을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민해방군의 주목적은 모든 수단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독재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국무부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약 240만 달러 규모의 미국 군사장비의 홍콩 수출이 허가됐으며, 이 가운데 140만 달러 규모 장비가 홍콩에 반입됐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홍콩 보안법 강행과 관련해 실제적인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6일 미 국무부는 중국 공산당 전현직 관료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들이 홍콩의 고도 자치권을 저해하고 있으며, 제한 대상은 가족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27일 미 국무부는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특별지위 점진 중단, 자치권 훼손에 연루된 공산당 관리 제재 등을 지시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에 “중국인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