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펠로시 하원의장 발송했다는 포틀랜드 ‘공문’ 진위 논란

하석원
2021년 01월 11일 오전 11:39 업데이트: 2021년 01월 11일 오후 3:04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측이 지난 6일 시위대 의사당 난입사태 당시 노트북을 도난당했음을 시인한 가운데, 펠로시 의장이 발송했다는 ‘공문’이 온라인에 확산되고 있다.

이 공문은 린 우드 변호사가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한 것으로, 도난당한 펠로시 의장의 노트북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

해당 공문은 상단에 하원의장 로고가 찍혔고, 발송일자는 작년 8월 27일, 수신인은 테드 휠러(Ted Wheeler)로 돼 있다. 휠러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시장이다.

당시 포틀랜드에서는 인종차별을 이유로 2개월 이상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며 방화와 약탈로 도시 마비 사태가 빚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군을 투입해 진압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지난해 9월 6일(현지시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BLM(Black Lives Matter·흑인생명은 소중하다) 깃발을 휘두르고 있다. 이날은 시위가 101일째 연속으로 벌어지던 날이었다. | Nathan Howard/Getty Images

CNN에 따르면 관세국경보호청(CBP)은 “무정부주의자들이 포틀랜드에서 연방 자산을 훼손하고 연방정부 직원들을 다치게 할 의도로 조직적 시위를 벌였다”며 포틀랜드 시위를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포틀랜드를 도우려는 것이지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연방자산과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인 포틀랜드 시장 휠러는 “연방군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연방군을 원하지 않는다”며 떠나달라고 요청했다.

유출된 이메일이 펠로시 의장이 보낸 것이 맞다면 그녀는 연방정부와 포틀랜드 시장 사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장에게 대통령에 맞서도록 독려한 셈이 된다.

지난 6일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당시, 한 남성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책상 위에 발을 얹고 있다.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

해당 이메일에서 펠로시 의장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폭동(riots)’이라고 묘사했다. 그동안 언론과 공식석상에서 ‘평화로운 시위’라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하 이메일 전문 번역이다.

당신이 포틀랜드(your city)에서 발생한 폭동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봤습니다. 검증된 민주당의 플레이북(Play book·전술교본)에 따를 것을 촉구합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함께 확인하고 싶습니다.

1.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부인하세요(언론이 도와줄 겁니다).
2. 모든 것이 평화롭고 평온하다고 언급하세요(역시 언론이 도와줄 겁니다).
3. 격렬했던(hell) 상황이 가라앉으면 카메라 앞에 가서 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지지하세요(언론은 이로 인해 당신을 찬양할 것이고 당신은 새로운 영웅이 될 겁니다. 저를 믿으세요).
4. 더는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트럼프를 비난하세요!”(4번 항목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방법은 우리가 사용할 때마다 매번 통했습니다. 언론 역시 제게 그들이 도울 것이며 우리가 어떤 주장을 해도 팩트체크해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것은 정치적인 금맥입니다!!)
5. 텔레비전에 출연해 트럼프를 비난하고 어떠한 지원도 거부하세요! 우리는 대선 이전에 트럼프에게 어떠한 승리도 허용해선 안됩니다!!!!!

행운을 빌며,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