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크루즈 업체들, 플로리다 항구 우회 거론…백신여권 금지 때문 

이은주
2021년 05월 10일 오전 9:25 업데이트: 2021년 06월 1일 오후 12:02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인 미국 크루즈 업체들이 플로리다 항구에 정착하지 않고 지나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다. 

업체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 탑승객을 받으려고 하지만 플로리다 주정부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백신여권’ 도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노르웨지안 크루즈의 프랭크 델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2021년 1분기 경영실적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델리오 CEO는 “크루즈선에는 모터와 프로펠러, 방향타가 있다”면서 “플로리다로 가야 할 크루즈선이 카리브해 지역으로 운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크루즈 업체들이 수익성이 좋은 플로리다에서 영업하기를 원한다면서 백신 여권을 둘러싼 논쟁이 해결되기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것이 법률적 또는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3일 백신여권 제시 의무화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법은 기업이 후원자 또는 고객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또 주정부와 학교가 주민들에게 백신 여권 제시를 의무화하는 것도 금지한다. 이 법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앞서 드산티스 주지사는 지난 4월 백신 여권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한 바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드산티드 주지사실에 이와 관련한 논평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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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지난달 8일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애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크루즈선 운항 재개를 허용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 Joe Raedle/Getty Images

2024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드산티스 주지사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크루즈 산업의 재가동을 촉구해 왔다. 특히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상대로 크루즈선의 운항 재개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CDC와 크루즈 업체들이 크루즈선 운항 재개에 앞서 승객과 승무원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백신 접종 증명을 금지한 해당 법안은 향후 분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크루즈 업계는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승객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델리오 CEO는 “모든 사람들이 가능한 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크루즈선을 타길 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사의 승무원과 승객 모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CDC와 다른 크루즈 업체들이 (백신 접종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전면 백신 접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바이든 정부는 지난 3월 연방정부가 백신여권 개발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민간 기업과 협력해 백신 여권 시스템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공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인 코로나19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보고됐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1억5천7백만 명 이상이 감염됐고, 320만 명이 사망했다. 

실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해 중국 보건당국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