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시진핑 호칭 ‘총서기’로 변경…자국민 오해 방지

이언
2020년 08월 6일 오후 2:29 업데이트: 2020년 08월 7일 오전 2:54

미국이 공산주의에 맞서는 자유 세계 국제연대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중국 관련 용어를 재정비하며 자국 내 여론 조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중국’(China)과 ‘중국 공산당’(CCP·중공)을 구분해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공은 자신을 중공이라고 밝히지 않는다”고 했다. 중공이라는 집권당의 이익을 위해 추진한 일을 중국이라는 국익을 위해 행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중공은 14억 국민을 감시하고 억압하며 발언하지 못하게 겁주면서도 그들을 대변한다고 말한다”며 중공과 중국인을 명확하게 구별했다.

또한 국무부 공식문서 등에서도 시진핑의 직함을 ‘대통령’(president) 대신 공산당의 수장인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표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행정부 관료들의 달라진 인식을 반영하는 동시에 미국인들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미국인들이 시진핑 총서기가 국민 투표로 선출된 지도자가 아님을 명확히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가 지도자의 직함은 그 나라 정부에서 사용하는 공식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관례다.

중공은 1983년 국가 주석에 대한 공식적인 대외 표기를 기존 ‘의장’(Chairman)에서 ‘대통령’(President)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이러한 직함 변경이 국제 사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중국에 민주적 선거제도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프린스턴대 동아시아 연구 명예교수 페리 링크는 “미국인들에게 대통령이라는 단어는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선출직이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은 선출된 인물이 아니다”라며 “중공 지도자와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지도자는 동등하게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