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자투표기 업체, 부정선거 의혹 제기한 사업가에 13억 달러 손배소

이은주
2021년 02월 23일 오전 9:20 업데이트: 2021년 02월 23일 오전 11:33

전자투표시스템 업체 ‘도미니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측근인 사업가를 상대로 13억 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2일(현지시간) 도미니언은 베개제조업체인 ‘마이필로우’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린델을 상대로 한 소장을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도미니언은 린델 CEO가 투표기 조작 의혹을 제기해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또 2020년 미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회사에 대한 허위정보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린델은 ‘확실한 증거(Absolute Proof)’라는 제목의 2시간 분량의 다큐 영상을 제작, 공개했다. 이 다큐에서는 전문가들이 출연해 대선 당일 투표와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특히 도미니언 투표 장비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이 영상은 지난 5일 미 뉴스 채널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N)를 통해 방송됐고,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비메오에도 올라왔으나 삭제됐다. 유튜브 측은 사기와 오류, 결함으로 인해 대선 결과가 바뀌었다는 부정선거 관련 주장이 담겼기 때문에 영상을 내렸다고 밝혔다. 

린델 CEO는 대선 이후 소셜미디어 빅테크 기업들의 제재를 받았다. 트위터는 부정선거 주장을 반복했다는 이유로 린델의 계정을 영구 정지했다. 

도미니언은 소장에서 “린델은 음지의 인터넷에서 가져온 거짓 문서와 미심쩍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면서 “그는 거짓 주장을 철회하는 대신 자신이 ‘검열’과 ‘공격’을 받고 있다고 불평했다”고 말했다. 

소장에서는 린델을 “원하는 메시지를 보수 언론 매체에서 방송할 수 있는 무제한의 능력을 가진 백만장자”라고 묘사했다.

린델은 이번 소송과 관련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으나,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소송이 제기된 데 대해) 매우 매우 행복하다”면서 “나는 모든 증거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도미니언의) 모든 기계 사기와 우리 나라에 대한 공격이 더욱 빨리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에게 제기된 소송을 통해 선거 부정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린델은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도미니언이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미니언 측 마이클 스틸 대변인은 린델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직후 “(그가) 고소당하길 구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도미니언은 부정선거 관련 주장에 대해 “실질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이와 별도로 도미니언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시드니 파웰 변호사를 상대로 각각 13억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줄리아니는 “(도미니언의 소송은)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는 협박 행위”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