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문의 피습 사건 연이어…극초단파 무기 공격 의심

한동훈
2021년 05월 1일 오후 5:13 업데이트: 2021년 05월 2일 오전 10:52

미국 정보기관들이 최근 2~3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의문의 피습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확인했다.

미 CNN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인용해 “백악관이 각 정부 부처 및 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원인 불명의 건강 사건을 처리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 있는 미국 공직자의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인 불명의 건강 사건’은 정부 관계자들이 별다른 외상 없이 두통,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거나 의식을 잃은 사건을 가리킨다.

이는 2016년 쿠바 미 대사관 직원과 가족 40여 명이 두통과 환청, 어지럼증을 겪었던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하다. 2018년 중국 광저우와 상하이에 머물던 미 외교관과 가족 15명도 똑같은 증상을 겪었다.

작년 11월에는 미 백악관 남쪽 정원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 인사가 자신의 차로 이동하는 중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의식을 잃었다. 이 사건은 백악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해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미국 정부는 과학자들과 정보기관들의 정보와 판단을 근거로 해당 사건이 극초단파 공격 혹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와 연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의회도 이번 사건을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일 이날 상하원 군사위원회가 합동으로 청문회를 열고 국방부 관계자 2명으로부터 같은 유형의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청문회에서 제니퍼 월시 국방부 정책 책임자와 그리핀 데커 미 국방부 신흥 위협팀 팀장은 “세계 각지에서 지향성 에너지 무기 공격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또한 해당 사안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얼마 전 유럽에서도 같은 사건에 대한 브리핑이 실시됐으며 유럽을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미군을 겨냥해 비슷한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고 했다.

2019년에도 NSC 소속 고위급 인사가 워싱턴DC 근교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던 도중 신원 미상의 한 남성과 마주친 뒤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미국 월간지 지큐(GQ)에 따르면 이 인물은 산책길에 주차된 승합차를 지나쳤는데, 한 남성이 해당 승합차에서 내려 그녀 곁을 지나간 뒤 갑자기 자신의 개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고, 이어 자신도 날카로운 소음이 들림과 동시에 극심한 두통을 겪었다.

‘의문의 공격’을 당한 정부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아바나 증후군 피해자들과 같은 현기증, 극심한 두통, 메스꺼움, 정체 불명의 날카로운 소음, 환청 등의 증상을 겪었다고 보고했다.

미 국립과학아카데미(NAS)는 이 같은 의문의 공격으로 발생한 뇌 손상은 어떠한 지향성 에너지 장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으며,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에서도 비슷한 의혹을 가지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 사건들에 대한 조사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누가 이 사건을 주도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과 러시아도 의심 대상에 포함된다”라고 지큐에 밝혔다.

한편, 의문의 공격에 대한 미국 내 의혹에 높아지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좀더 투명하게 사건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열린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인 신시아 진 섀힌 상원의원은 에이브릴 헤인즈 신임 국가정보국장(DNI)에게 “사건 사례와 관련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섀힌 의원은 “정부는 이미 여러 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정확한 정보는 무엇이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 “사건에 대한 대응이 아직 진행 중이라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의 사생활 보호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