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앨라배마, 트랜스젠더 스포츠 경기출전 금지…”타고난 성별대로”

이은주
2021년 04월 26일 오전 9:20 업데이트: 2021년 04월 26일 오후 4:19

미국 앨라배마주는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생물학적으로 다른 성별의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한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주 의회는 지난주 이같은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초중고 공립학교 경기에서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팀에 합류해 출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즉,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가 여성팀으로 출전해선 안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물학적 여성인 선수가 남성팀에 합류해 경기 출전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법은 규정했다. 

법안은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평균적으로 신체 크기와 근육량, 체지방 비율 등 신체적 조건이 다른 남성 선수가 여성 선수와 경쟁했을 때 신체적 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 법안은 명시하고 있다.  다만, 선수들이 생물학적 성을 어떻게 증명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을 법으로 금지한 주는 아칸소, 사우스다코타, 미시시피, 테네시 등이다.

앞서 지난해 아이다호에서 비슷한 법안을 추진했으나 연방법원에 의해 저지된 이후 현재 법적 검토가 진행 중이다. 

다만, 아칸소와 사우스다코다는 ‘생물학적 남성 -> 여성 경기 출전’만 금지했다.

테네시주와 앨라배마는 트렌스젠더 남성과 여성 모두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과 다른 성별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테네시와 앨라배마의 금지 범위가 더 넓다.

이들 주정부의 트랜스젠더 선수 관련 규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타고난 성별이 아닌 개인의 성 정체성에 따라 남성, 여성 스포츠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교내 체육 활동에서의 성차별 금지’를 명시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들이 화장실과 탈의실, 학교 체육 활동에서 접근이 거부될 것을 걱정하지 않고 배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트랜스젠더 시술을 받거나 호르몬 요법을 받지 않더라도 자신이 남성이라고 생각하면 남자 화장실을, 여성이라고 생각하면 여자 화장실을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낙점된 미겔 카도나 역시 생물학적 남성인 트랜스젠더 학생 선수가 여성 스포츠에 출전하는 것은 권리라고 봤다. 

그는 지난 3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트랜스젠더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과 다른 모든 학생들이 과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트랜스젠더의 권리 보장을 확대하는 정책들이 오히려 일반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