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승차공유 시장 회복 조짐…운전기사 부족, “하루 소득 500달러”

하석원
2021년 05월 8일 오후 2:26 업데이트: 2021년 05월 8일 오후 6:1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 확산과 시장 환경 변화로 고전하던 미국의 승차공유서비스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우버와 리프트 등 업체들이 운전기사 부족을 겪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등 몇몇 도시에서는 승객의 차량 대기시간이 늘어났고, 우버와 리프트는 운전기사에게 인센티브 등을 내걸고 서비스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초 우버는 2억5천만달러(약 2800억원)의 인센티브 예산을 편성했고 리프트는 건당 최고 800달러의 인센티브 정책을 발표하며 운전기사들의 귀환을 재촉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승차공유서비스에 종사하던 운전기사들은 40% 가까이 감소했다. 중공 바이러스 확산으로 승객이 줄면서 많은 운전자가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우버 승차공유서비스와 우버잇츠(Uber Eats·음식배달 서비스)의 월간 총 활성 이용자 수는 9300만 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6% 줄었다. 중공 바이러스 우버잇츠 서비스가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승차공유서비스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우버 모빌리티 분야 데니스 시넬리 부사장은 “2020년에 승객이 줄면서 많은 운전기사들이 겸직을 중단하고 본업에 전념하거나 플랫폼을 떠났다”며 “하지만 올해 초, 우버 탑승객이 늘고 있어 운전기사들의 플랫폼 복귀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인 앱토피아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기사 접속률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5%, 42.3%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

방역 조치, 제도 변화도 승차공유서비스에 타격

중공 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방역당국과 회사에서 요구한 까다로운 방역조치도 운전기사들을 떠나게 한 요소였다.

한 전직 우버 운전기사는 “팬데믹 기간에 기사들은 차량 내부 청결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우버는 승객을 받기 전, 기사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을 전송하도록 하고, 차량 운행 중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승객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고지하고 소독용품을 제공해야 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지난해 1월 1일부 시행에 들어간 AB5법도 많은 우버 운전기사들이 운전대에서 손을 떼게 했다. 이 법안은 승차공유서비스에 종사하는 운전기사들을 독립계약자(개인사업자)가 아닌 피고용인으로 분류하도록 했다. 우버와 리프트가 이들을 근로자로 대우하라는 것이다.

2018년부터 LA에서 일했다는 한 우버 운전기사는 “AB5 법안 시행 후 많은 기사들이 근무시간이 줄어 벌이가 줄어들게 됐다며 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후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다수가 우버를 떠나 아마존 택배 기사로 전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운전기사는 “복귀가 어렵지 않다는 점도 우버의 장점”이라며 “지난 두 달 가까이 운전기사 일을 쉬다가 복귀했지만, 회사나 관리자의 재촉을 받지도 않았고 따로 휴가를 낼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우버, 인센티브 내걸고 기사들 복귀 유도

우버가 내건 운전기사 인센티브의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늘어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아시아계 우버 운전기사는 “매주 금, 토, 일 3일만 우버 기사로 일한다”며 “지난주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 1600달러를 벌었다. 매일 12시간 정도 일했는데 하루 평균 500달러 이상씩 번 셈”이라고 말했다.

이 운전기사는 우버가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늘어났다고 했다. 인센티브는 시간대와 장소에 따라 유동적인데, 도시 중심지나 산타모니카 해변 등 관광지에서 승객을 태우면 건당 7~8달러의 인센티브가 붙었다는 것이다.

그는 “승객을 태운 횟수가 늘수록 인센티브가 더 붙었다”며 “붐비는 지역에서 콜을 받으면 3일 동안 80명 정도의 승객을 태우고 인센티브만 430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며 “나는 주말에만 일해서 인센티브가 높았던 것 같다. 만약 평일에 일했다면 수입이 좀 적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최근 도로에서 우버나 리프트 차량이 늘었다며 “운전자들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치안이 악화되면서 시장 회복 조짐을 보이는 승차공유서비스에도 명암 엇갈린다.

지난달 27일 LA에서는 한 아시아계 우버 운전기사가 승객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버 운전기사는 승객의 목적지에 따라 승차 거부를 할 수 없으므로, 승객이 위험 지역에 가자고 요청해도 따라야 한다.

작년 6월 LA 지역에서도 ‘블랙라이브스매터(BLM·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졌다. 적잖은 운전기사들이 승객이 원하는 목적지로 향하다가 시위대에 갇히거나 경찰 통제로 도로 중간에 붙잡혀 생업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