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이란, 2020 美 대선 결과 바꿨다는 증거 없다”

한동훈
2021년 03월 17일 오전 10:55 업데이트: 2021년 08월 23일 오전 11:47

미 법무부·국토안보부 공동조사 보고서
“시도는 했지만 결과를 조작하진 못했다”

미국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작년 11·3 미 대선에서 외국 세력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16일(현지시간) 공동 보고서에서 “그 어떤 외국 정부 소속의 행위자들이 2020년 연방 선거에 개입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투표 방해, 표 조작, 표 집계 또는 투표 결과 전송 방해, 투표 과정의 기술적 측면 변경 또는 선거제도의 무결성 훼손 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 부처는 중국 공산당과 러시아, 이란 정부 연계 세력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몇몇 정보를 수집해 갔지만 위협이 될 만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위자들이 광범위한 대외 정책의 이익이나 선거 관련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이런 접근을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쿠바, 중국, 베네수엘라 등 국가들이 선거 인프라를 사용하거나 표를 조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은 “외국 정부 또는 다른 행위자들이 선거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선거 인프라를 훼손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경우 선거 기능을 관리하는 네트워크의 무결성을 손상시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유권자 정보와 투표 및 개표 능력, 선거 결과 전송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이들 부처는 설명했다. 

또 이란 정권이 대중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위해 퍼뜨린 미국 선거 관련 주장은 “거짓이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미 국가정보국(DNI)도 이날 외국 세력 개입과 관련해 유사한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은 “그 어떤 외국세력도 투표 정보와 유권자 등록, 개표 등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외국 세력이 직접 미 대선에 개입해 선거 시스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행사하기 위한 시도는 있었다는 게 국가정보국의 평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폄하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하는 한편, 선거 과정에서 미국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회정치적 분열을 악화시키기 위한 작전 명령을 내렸다. 

이란 정부는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미국 내 분열을 초래하며 사회적 긴장을 고조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물밑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법무부와 국토안보부, 국가정보국 모두 2020년 대선에 외국 세력이 개입한 증거는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핵심 경합주에서 부정선거가 일어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