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버지니아 지방당국, 중국 내 강제 장기적출 규탄 결의안

한동훈
2021년 01월 30일 오후 3:40 업데이트: 2021년 01월 30일 오후 3:50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지방당국이 중국에서 자행되는 ‘양심수들로부터 장기를 채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버지니아 북부에 위치한 프레드릭 카운티 공무원들은 중국 내에서 탄압을 받는 여러 집단 가운데서도 파룬궁 수련자들의 고통을 강조했다.

결의안에서는 “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는 거의 없었다”면서도 “프레드릭 카운티 주민 수십 명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섰다”고 밝혔다.

지역 감독관인 데이비드 스테그마이어는 결의안 채택에 앞서 “우리 지역의 모든 구성원이 중국과 관련 사업을 할 경우, 어떤 이슈가 있는지 아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은 1999년부터 중국 정권으로부터 박해를 받아왔다.

파룬따파정보센터에 따르면 중국 내 교도소와 노동교양소(강제노역시설) 및 기타 수감시설에 수백만 명이 구금돼 있으며, 고문 수준의 가혹행위 피해자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

가족과도 연락이 끊긴 채 수용시설에 갇혀 있는 이 사람들이 2000년대 중반부터는 장기매매의 희생물이 돼 살해당하고 있다는 보고와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인 영국의 ‘독립민간재판소’는 1년간 조사 끝에 지난 2019년 6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강제 ‘장기수확’이 심각한 규모로 수년간 지속돼 왔다”고 결론 내렸다.

장기수확은 양심수를 살해하고 장기를 채취하는 행위가 농장에서 농축산물을 수확하는 일에 비견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하나의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위구르족, 티베트 불교도, 가정교회 기독교도 등 다른 소수 집단도 학대의 대상이 됐지만 주된 피해자들은 파룬궁(정식명칭은 파룬따파) 수련자들이라고 지적했다.

버지니아주 프레드릭 카운티 ‘강제 장기수확’ 저지 결의안

결의안은 지역 주민들이 “무심코 국가(중국)가 지원하는 강제 장기수확의 공범이 되지 않도록 중국 원정 장기이식 관광에 앞서 중국 내 장기 공급원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비호 아래 자행되는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장기수확을 강력히 비난한다”라고 덧붙였다.

결의안은 지역 주민 220여 명이 지지서명을 했으며, 버지니아 주의회와 연방의회 버지니아 대표단에 제출될 예정이다.

중국 원정 장기이식과 장기 밀매

지난 수년간 중국은 이식 관광의 최고 여행지 중 하나였다.

중국 당국은 미국 현지 신문에 “장기는 자발적 기부로 공급된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국제단체들이 중국의 공식적인 이식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파룬궁 수련자들은 해당 사실을 알리는 전단을 배포하거나 각국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며 중국에서 벌어지는 강제 장기수확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카운티 위원회에 결의안을 발의한 스테그마이어 감독관은 “은폐된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파룬궁 회원들의 용기와 끈기를 인정하고 싶다”며 동기를 밝혔다.

파룬궁 수련자인 중국계 알렉스 왕은 “결의안 채택은 매우 시기적절하고 필요한 일이었다”며 “장기수확은 중국 공산당이 대규모의 종교적 박해에서 사용하는 가장 극악무도한 방법의 하나”라고 말했다.

왕은 “이런 나쁜 선례가 그대로 허용된다면, 신장 위구르족 등 다른 집단도 같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이자 파룬궁 수련자인 중국계 타이니 탕은 카운티 위원회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5만 달러를 내면 중국에서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제의를 받은 한 주민을 알고 있다”며 “그는 단기간에 자신에게 맞는 장기를 찾아준다는 제의가 수상하다고 여겨 결국 거절했다”고 했다.

탕은 “이번 결의안은 우리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음성적인 활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지니아주에서는 지난 2019년 7월에도 비슷한 결의안이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통과된 바 있으며, 올해 1월에는 셰넌도어 카운티 위원회도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한 작년 7월에는 버지니아주 상원의원과 대표단 49명이 파룬궁 탄압 21년을 맞아 강제 장기수확을 중단하라고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에바 푸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