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경합주 14곳서 젊은층 200만명 사전투표…지난 선거 10배

이은주
2020년 10월 26일 오후 4:18 업데이트: 2020년 11월 9일 오전 11:26

미국에서 이번 대선 사전투표에 참가한 젊은 층 유권자들의 인원이 200만명을 넘어섰다. 대선을 불과 8일 앞두고 젊은 유권자들의 뜨거운 사전투표율이 선거의 당락을 가를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터프츠 대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8~29세 사이 미국의 젊은 유권자들은 지난 21일까지 우편투표 또는 사전 현장투표를 통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비슷한 시기의 사전투표자 수보다 10배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사전투표 열기는 전염병 대유행에 따라 우편투표를 확대 진행하는 지역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21일 기준 부재자 투표 및 사전투표 참가자 수는 지난 대선보다 월등히 많다”면서 “올해 우편투표를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예상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젊은 유권자들의 사전투표 참여율 상승폭이 가장 높았던 곳은 텍사스였다. 텍사스에서는 49만명 이상의 젊은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미네소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핵심 경합주에서도 젊은 층의 사전투표율은 지난 대선 당시의 투표 총수를 넘어섰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2016년 2만5천150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는데, 올해는 20만4천986명이 참여했다. 여기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차량국(DMV)이 올해 처음으로 고객에게 자동 유권자 등록과 온라인 등록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한몫했다.

플로리다 역시 지난 대선에서는 4만4천107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5만7천720명에 달하는 젊은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참여하면서 뜨거운 투표참여 열기를 나타냈다. 플로리다는 과거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혔지만, 지난 두 번의 대선 경선에서 공화당 후보의 승리를 이끈 지역이다.

연구진은 젊은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참여도와 관련해 이번 대통령 선거 뿐 아니라 대선과 같이 치러지는 의회 선거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콜로라도와 같이 젊은 층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의회 선거의 최종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콜로라도는 민주당 지지 기반이 두터운 지역으로 평가 받는다.

일례로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공화당·콜로라도)은 지난 2014년 선거에서 지지율 2%포인트의 근소한 차로 당선됐다. 현재 민주당이 주의회를 장악한 콜로라도에는 공화당 상원의원이 가드너 의원을 포함한 단 2명 뿐이다.

연구진은 또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젊은 층의 투표율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콜로라도와 유사한 노스캐롤라이나는 평균 이상의 젊은 층 인구 비율을 가진 지역으로,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도 평균적인 투표율을 보였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은 201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케이 헤이건 상원의원을 꺾고 당선됐는데, 불과 1.5%차로 승리했다. 당시 틸리스 의원은 48.8%, 헤이건 의원은 47.3%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