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네이비실, 대테러에서 중공·러시아 대응으로 임무 전환

하석원
2021년 05월 1일 오후 1:44 업데이트: 2021년 05월 1일 오후 3:10

미국 해군 특전단 네이비실이 테러 대응에서 중공·러시아 등의 글로벌 위협 대응으로 임무를 전환한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체제 전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전환 계획에 따르면, 네이비실은 작전소대 숫자를 30% 감축하는 대신 소대별 규모를 증대한다.

더욱 높은 살상력을 갖추고, 복잡한 해상·수중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고강도 선발 과정을 거친다.

네이비실 최고 사령관인 휴 하워드 해군 소장은 28일(현지 시각) A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하워드 소장은 “네이비실은 그동안 대테러 임무에 전념해 왔다. 지난 20년간 다수 병력이 이라크 사막과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를 돌아다니며 작전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말했다.

하워드 소장은 이어 “하지만 네이비실의 임무 중점은 이제 해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를 위해 전환을 거쳐 더 큰 위협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결정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우선시하는 현재 미 국방부의 더욱 광범위한 글로벌 전략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지도부는 미국이 지난 20년간 무장 괴한과 극단분자들을 상대로 벌인 전쟁으로 자원을 소진하는 바람에 중국과 러시아와의 대결에서 밀렸다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워드 소장은 “대테러 전쟁의 이점도 있었다. 네이비실은 대테러 전쟁을 통해 정보망 개발과 목표물 수색 및 타격 능력을 향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중 많은 기술은 여전히 유용하다. 다만, 우리는 스스로 다그쳐 각종 위협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네이비실은 각 작전소대의 인원을 늘려 사이버전, 전자전, 무인시스템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 수집 능력과 목표 타격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해군의 해상 작전에 더 잘 녹아들기 위한 적응력도 키운다.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 작전부 부장은 AP통신에 “네이비실 대원들은 임무의 중점을 해상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상·공중·해상 통합으로 해상능력을 강화해 모든 상대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비실은 미 해군에서 비정규전, 국내외 방어, 직접 행동, 대테러, 특수 정찰 등 5가지 임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1년 5월에는 9·11 테러 주모자인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네이비실 대원이 되려면 기초수중폭파 및 해지공 특수타격 훈련을 통과하고 씰자격 교육(SQT)을 수료해야만 네이비실 휘장을 받고 정식 대원이 될 수 있다.

해군은 이번 작전 전환을 위해 더 엄격한 새 선발 과정을 거쳐 부대 지휘관들도 새로 선발할 예정이다.

또한 새 선발 과정에서 심리검사를 강화해 후보자들의 인격적 특성을 파악하고 동료들의 평가도 반영하기로 했다.

하워드 소장은 “이를 통해 대원들을 향상하는 동시에 지휘관이 팀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워드 소장은 작년 9월 네이비실 최고 지휘관으로 임명된 이후 육군과 해병대에 자문을 얻어 선발 과정을 개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