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차관보 “중국 도발 지속, 인도·태평양 군사충돌 시간문제”

앤드루 쏜브룩
2022년 07월 30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2년 07월 30일 오전 11:57

중국 공산당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파괴하고 궁극적으로 중국의 패권을 새로운 국제 질서로 대체하기 위해 광범위한 전략을 조직적으로 실행하고 있다고 분석이 나왔다.

남중국해에서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의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 큰 사건이나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라이 라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강연에서 지난 5년간 인민해방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국 우방국을 향해 공격성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공격성은 우발적이거나 무계획적인 것이 아니라는 게 라트너 차관보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공격성은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의 핵심 요소를 해체할 목적을 지닌 광범위한 ‘통합적 전략 접근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라트너 차관보는 미국 행정부 내 중국통이자 대중 강경론자다. 그는 버락 오마바 행정부 시절 국무부 중국·몽골 담당국에서 일했으며,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새로운 군사작전과 작전개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인도·태평양에서 공산당의 도전에 주목하고 미군이 이길 수 있는 방안을 연구·제안해왔다.

라트너 차관보는 이번 강연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라며 “안보적 관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대한 도전은 중국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도전 수단은 중국 공산당의 당군(黨軍)인 인민해방군이며, 중국 공산당은 해방군을 통해 자유세계의 결의의 한계를 시험하며 중국 공산당 중심의 새로운 국제 질서 재편을 진전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라트너 차관보는 약 5년 전부터 해방군 공군이 타국 항공기 진로를 위험하게 차단한 사례가 급증했다며 이런 사례는 공산당의 패권 야욕에 정비례해 증가해왔다고 지적했다. 즉 전투기 조종사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사전에 설정해 놓은 위협 패턴과 정책에 따른 행동이란 것이다.

그 사례로 지난 5월 해방군 전투기가 호주 공군 소속 항공기를 향해 근거리에서 위협 비행을 하고 ‘채프(전파 방해용 금속 파편)’를 발사해 호주 항공기의 엔진을 손상한 사건이 제시됐다.

해방군 전투기가 캐나다 등 타국의 항공기를 위협하는 사건도 있었다. 캐나다 항공기는 공해상에서 유엔의 네온작전(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으나, 해방군 공군 전투기가 여러 차례 접근해 위협하며 작전을 방해했다.

라트너 차관보는 “이러한 사건들이 단순히 개별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싶다”며 “이러한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은 오늘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되는 가장 중대한 위협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공세는 인민해방군을 이용해 타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해당 국가의 항공기를 추적하거나 괴롭히는 등의 행위로 나타난다며 호주,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이 모두 그런 상황을 경험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덧붙여 “인민해방군이 이런 악의적인 행동을 계속한다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큰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