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정보국장 “중국, 미국과 거의 동급…경계 1순위”

캐시 허
2021년 04월 15일 오전 9:55 업데이트: 2021년 04월 15일 오전 11:27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14일(현지시간) 중국 정권이 점점 더 미국과 ‘동급에 가까운 경쟁자(near peer-competitors)’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은 미 정보당국에 있어 “비할 데 없는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이날 ‘전 세계적 위협’을 주제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많은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중국이 권위주의 체제에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 규범을 개정하고 있다면서 “국제적인 사건들에 대한 미국의 역할에 점점 더 강력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인 헤인스 국장의 이날 발언은 당국이 전날 공개한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중공) 정권을 국가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정보 당국은 보고서에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며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국들 간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범정부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선거 개입뿐 아니라 중공 정권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자국이 선호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 내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고 대중 담론을 형성하며 자국의 이익에 반대하는 정치인을 압박하고 종교의 자유와 홍콩의 민주주의 억압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왔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내 중요 인프라에 일시적이고 국지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중국의 사이버 공격 능력에도 주목했다. 

앞서 미 정보기술(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초 발생한 대규모 해킹 공격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MS 해킹 사건으로 수십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미 정부 기관과 기업 등이 포함됐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반도체와 5세대(5G) 기술을 거론하며 “(이런 기술 경쟁이) 점점 더 적대적인 중공 및 중국 지도부와의 경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이 미국 엘리트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기업과 학계, 각급 정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그들의 도구 상자에 있는 도구들은 깊고 광범위하며 지속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헤인스 국장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 기원과 확산 경로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녀는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동물 전파설’와 ‘실험실 유출설’을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기원을 파악하기 위해 계속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번스 국장은 중국 지도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에서 원본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있어 완전히 투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과학자를 비롯한 세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WHO 조사팀은 올해 초 코로나19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WHO는 그동안 바이러스 기원을 둘러싼 의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사팀은 4주간의 임무 끝에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미국, 영국 등 13개국은 “조사 지연과 원자료 접근이 부족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