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코널 미 공화당 원내대표 “트럼프 무죄에 투표하겠다”

한동훈
2021년 02월 14일 오전 3:38 업데이트: 2021년 02월 14일 오전 9:01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무죄에 투표하겠다고 공화당 동료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매코널 의원이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해 주중 제기됐던 여러 가지 추측들에 대해 해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코닌 의원은 ‘매코널 원내대표가 무죄로 투표하겠다고 말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봤다. 그렇다”고 말했다.

코닌 의원은 “매코널 대표는 각자 양심에 따라 하는 투표”라고 말했다며 “각 상원의원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매코널 대표는 그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공화당 상원은 당론에 따라 투표하는 게 아니라 개별 투표에 맡기기로 했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겨 반란을 선동한 혐의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찬성 232대 반대 197였으며 공화당 의원 10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반란 선동 혐의는 엄청난 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변론서에서 “반란은 정부를 전복시켜 정권을 탈취하기 위한 조직적 움직임이다”라고 전제한 뒤 “트럼프는 연설에서 미국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조직적 활동을 부추기지 않았다”고 반론을 펼쳤다.

2021년 1월 6일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는 시위대. | Julio Cortez/AP Photo=연합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달 13일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직후, “(상원에서 열릴 탄핵심판에서 어느 쪽에 투표할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냈다.

유죄 판결을 위해서는 배심원 역할인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인 67명이 찬성해야 한다. 상원의원은 현재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양당이 동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탄핵 찬성표를 던지더라도 공화당에서 최소 17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가능하다.

이러한 국면에서 공화당 매코널 원내대표가 어느 쪽에 투표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그가 원내대표라는 당직 차원을 떠나, 상원 공화당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의원이자 상원 공화당 사상 최장기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 가능성은 작다. 다수 공화당 상원의원들 역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11일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The Hill)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죄 판결에 대해 “모두에게 매우 명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원의원 모두가 그를 유죄로 판결할 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원 공화당에서 영향력 있는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도 비슷한 발언을 했으며, 로이 블런트와 론 존슨 의원도 같은 뜻을 나타냈다.

그레이엄 의원은 11일 트윗에서 “오늘을 기점으로 무죄 표가 늘어나고 있다”며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의 혐의 주장을 불쾌하고 무리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상원은 탄핵심판 닷새째인 13일 최종 변론 절차에 들어갔으며, 하원 소추위원단과 변호인단의 증인 소환 요청을 허용했고, 상원에서 표결을 통해 찬성 55대 반대 45로 허용됐다.

최종 변론은 검사 역할을 하는 하원 소추위원단과 변호인단에 각 2시간씩 주어지며 최대 총 4시간이 소요된다. 이후 배심원단 역할인 상원의원들의 최종 투표가 이어진다.

공화당 팀 스콧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상원 의원 6명 정도가 유죄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6명은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수잔 콜린스(메인), 팻 토미(펜실베이니아), 벤 사세(네브라스카), 밋 롬니(유타), 빌 캐시디(루이지애나) 등이다.

한편, 양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 내각에 대한 상원 인준과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제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탄핵심판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

* 이 기사는 톰 오지메크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