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산모 비행복’ 쟁점은…“군 본연의 임무 집중 여부”

이윤정
2021년 03월 22일 오전 11:00 업데이트: 2021년 03월 22일 오후 12:01

“개인의 다양성이 중시되고 포용 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미군의 중점은 아닐 것이다. 미군이 좌파가 내세우는 이른바 ‘공정한’ 어젠다에 초점을 맞추면 미군의 군대 기능은 끝난다.”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의 미 공군 ‘산모 비행복’ 발언으로 촉발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군 포용성 확대 정책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논쟁의 당사자는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다. 여기에 미 우주군 사령부 지휘관이 커비 대변인을 거들고 있다.

칼슨의 핵심 주장은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에 맞서 미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에 실려 있다.

앞서 지난 9일 칼슨은 “미 공군이 임신한 대원을 위해 ‘산모 비행복’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는 미군에 대한 조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방부 대변인과 우주군 지휘관이 거세게 반발했다.

스콧 스토커 미 우주사령부 선임 지휘관 겸 해병대 원사는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산모 비행복은 여성 조종사들이 아이들과 휴식을 취하고 단시간에 건강을 회복해 작전에 복귀할 수 있도록 의료 전문 지휘관과 사무직 지도부에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군이 여성과 가족을 중시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스콧 지휘관은 산모 비행복이 필요할 정도로 배가 부풀은 여성 조종사들이 군 작전에 투입되어야 하느냐는 비판 여론에는 답하지 않았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칼슨의 발언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깨닫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칼슨을 다그쳤다.

커비 대변인은 또한 “군의 다양성은 우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며 “미군은 군대를 좀 더 포용성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칼슨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자유주의 인사들은 미국이 당면한 실질적 위협보다 임신한 조종사의 비행복에 더 관심을 가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방부는 오늘 나에게 적대적인 언론, 군복 차림으로 등장하는 SNS 동영상, 심지어 폭스뉴스를 공격하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대대적인 협공을 펼쳤다”고 했다.

그는 “폭스뉴스 진행자인 내가 순식간에 적대적인 외세로 변했다”며 “국방부가 자국 언론사에 대해 언제부터 선전포고를 했느냐. 이것은 큰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이처럼 적극적, 공개적으로 정치 활동을 한 적은 없다”고 질타했다.

군이 민간인 한 명을 억누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해병대는 12일 트위터를 통해 “여군을 지키려는 의도였으나 해병대 기준에 맞지 않았다”며 칼슨에 대한 비난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한편, 지난 17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국방부가 앞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등을 우선 하겠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 근거로는 “지난 2월 4일 대통령은 해외 및 해외원조, 개발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미국 부서와 기관이 LGBTQI+ 인 사람들의 인권 증진과 보호에 관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성 정체성을 나타내는 용어는 당초 레즈비언과 게이만을 가리키는 LG로 시작됐으나, 양성애자와 트렌스젠더가 추가돼 LGBT로 바뀌었고 이후 퀴어, 남성도 여성도 아닌 간성(Intersex)이 더해지면서 그밖의 대상자까지 포함하는 ‘LGBTQI+’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