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서명 12월로 연기될 수도…후보지로 ‘런던’ 물망

윤건우
2019년 11월 8일 오후 1:25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이달 초 칠레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면서 12월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정상 간 1단계 합의 서명의 조건과 장소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가운데 다음 달까지 연기될 수 있으며, 서명식 장소는 미국이 아닌 유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의 언급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1단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타결될 가능성이 더 있다고” 전했다.

고위 관료는 11월 중순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 정상 회담(APEC)과는 별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명식을 하기 위한 장소가 수십 개 제안됐다고 말했다.

고위 관료는 후보지로 런던을 소개하며, 12월 3~4일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 예정이어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미국 중서부 농업 지역인 아이오와주는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아이오와와 알래스카 등 미국이 제안한 미국 내 두 곳이 후보지에서 제외됐으며, 대신 아시아와 유럽 국가가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중국의 경우 무역 합의를 위한 서명지로 그리스를 제안했지만 실현될 것 같지 않다고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했다.

당초 1단계 합의에서 미국은 관세 부과를 뒤로 미루는 조건으로 위안화 절상·농산물 개방·중국 내 미국기업의 기술 강제 이전 금지·지적 재산권 절취 금지·산업 보조금 철폐 등 다양한 사안을 협상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대두를 비롯한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매와 환율 협정 체결 및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 몇 가지 범위로 협상을 제한하면서 스몰 딜이라는 별명을 얻게 했다.

미국은 다음 달 15일 16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려던 15% 관세 유예를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중국은 더 큰 상응 조치로 기존 관세도 함께 없애 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중 협상 1단계 합의 타결을 목표로 미국과 중국이 기존 관세 부과 일부를 철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협상 상황에 정통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위의 소식을 전하며 “1단계 합의가 이뤄진다면 관세를 제거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1110억 달러(128조 370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5%의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1단계 무역 합의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약속을 이행할 경우, 양국이 어는 정도 안정선에서 협상 타결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