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합의돼도 중국경제 큰 폭 하락

리무양(李沐陽)
2018년 12월 17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1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를 감세로 막아 나섰지만 재정수지 감소는 면하지 못했다. 지난 13일 중국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11월 재정수지는 1년 만에 작년 11월 대비 하락했다. 일반 공공예산 수입은 1조775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으며 지출은 1조6431억 위안으로 작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경제학자들은 미·중이 무역 분쟁을 해결하자는 공감대를 이룬다 해도, 중국은 이로 인한 경제 손실을 보완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다시 말해 이번 무역전쟁으로 이미 중국 경제가 입은 큰 손실을 단기간에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시진핑 ‘6가지 안정’ 언급…모건 “무역 전 변수가 커”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재정과 경제 상황이 눈에 띄게 악화되자 13일 다시 회의를 소집한 시진핑은 다시 한번 ‘6온(6가지 안정)’을 언급하며 ‘안정적 성장’을 강조했다. 또한 “강한 국내 시장 형성 추진”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미·중 무역마찰에서 “국제환경과 국내여건의 변화를 변증법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중 쌍방이 누설한 정보로 볼 때, 베이징은 무역 긴장감 해소와 국내 경제에 대한 충격 완화, 시장의 자신감을 불어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재정정책은 ‘계속 힘을 내고’, 통화정책은 ‘온건하면서도 약간 풀어주며’, 내수를 촉진해 경기를 부양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JP모건체이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중국경제는 상반기에는 매우 부진할 것이고, 하반기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딜러들은 내년 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1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고, 올해 말엔 6.82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성장 전망과 궤도는 최대 변수인 미·중 무역전과 미·중 충돌의 진화에 달렸고, 90일 휴전 협상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90일 휴전으론 해결 어려워…中경제 ‘반토막 날 것’

그러나 씨티그룹(Citigroup)은 90일 만에 미·중 갈등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홍콩의 류리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3월 1일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예정대로 25%까지 올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학자들은 만약 미국이 세율을 올리면 중국의 수출량이 반 토막 나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5.3%포인트 감소하리라 예측했다. 즉, 중국에서 약 1271억 달러 대미 수출하고 있는 상품을 중국 이외 국가에서 대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04포인트 감소하고 약 440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보고서는 “중국 고용시장이 압력을 받을 때 무역전은 중국 노동력 원가가 계속 증가하는 것을 더욱 부각시킨다”며 “특히 노동 집약형 저부가가치 업종”에 해당된다며 “만약 징벌성 관세가 지속되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제조업체도 중국을 떠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 하락, 실업급여 신청 인원수 증가, 도시 가구의 고용심리가 약화되는 등 중국의 고용시장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 미국에 새 단지 조성

애플은 13일 10억 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에 새 단지를 조성하고 10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몇 개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5년간의 이번 투자 계획으로 미국에 일자리 2만 개 이상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라인을 옮겨갈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애플의 가장 주요한 생산기지로서 협력업체만 해도 수백 개에 달한다. 만약 애플이 생산라인을 철수하면 중국의 애플 직원 수만 명은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사실 이전부터 애플의 합작 파트너가 생산지를 중국에서 철수하자는 건의를 해 왔다고 한다.

캐나다 왕립은행 애널리스트인 아미트 달리아니(Amit Dalyani)는 11월 28일 연구보고서에서, 애플이 중국에 남아 있으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하드웨어에 세금이 부과되고, 또 회사가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면 10%의 관세는 애플 주당 주식이 1달러 줄어들고, 25%로 올리면 주당 수익이 2.5달러 줄어들 것이다. 현실적으로 원가 절감과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사업장을 긴 안목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애플은 결정을 내렸다.

외국기업 집단 철수…삼성. 톈진 공장 폐쇄

13일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삼성일렉트로닉스)는 이달 말까지 톈진 휴대전화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12월 31일까지 톈진 공장 직원 약 2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도로 제조업무를 이전하고 있다.

삼성이 철수한 것도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무역전쟁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에 제조업무를 많이 가진 외국회사라면 잠재적인 ‘관세 조치’는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과 대만의 많은 회사도 중국의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라인을 이전한다고 선언했다. 일본의 니콘, 닛토, 오므론 등, 그리고 대만의 콤팔 일렉트로닉스(Compal Electronics), 인벤텍(Inventec) 등 대형 제조공장이 생산라인을 동유럽, 멕시코와 동남아 지역으로 이전할 계획을 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회사마저 중국을 떠날 것을 검토하고 있다.

2005년 중국에 정착한 중국 굴지의 컴퓨터 서비스 공급업체 ‘클라우드 테크놀로지’는 2014년 회사의 평가액만 6천만 달러이다. 그러나 스티브 무소로(Steve Mussoro) 사장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로 회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업무 확장이 어렵고 특히 무역전으로 외국인 투자 환경이 악화돼 내년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철수하기로 했다.

시사평론가 제이슨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집단 퇴거’하는 것은 사람들이 단기간에 미·중 간의 모든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며 90일 이내에 합의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다고 했다.

제이슨은 “중국 경제는 그 자체로 많은 폐단이 있다. 그런데 무역전의 여파로 공식 발표되는 상황을 보면 이미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고 실제 상황은 더 나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이미 큰 손실을 본 중국 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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