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변화? 바이든 해빙 발언 후 5개월 간 공석이던 주미대사에 셰펑 임명

최창근
2023년 05월 23일 오후 6:43 업데이트: 2023년 05월 23일 오후 6:43

악화일로이던 미중 관계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해빙’을 언급한 데 이어 최장기 공석이던 주미국 중국대사 자리도 채워졌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5월 23일 신임 주미국 중국대사가 워싱턴DC에 부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하여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신임 주미대사로서 워싱턴에 부임해 임기를 시작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주미국 중국 대사직은 다시 채워진다. 지난해 12월, 친강(秦剛) 당시 대사가 외교부장으로 영전한 후 5개월여 만이다. 주미국 중국대사가 5개월 넘게 공석인 것은 1979년 1월, 미중 수교 이래 최장 기간이었다.

이전까지는 1995년 6월, 리덩후이 대만 총통의 방미에 항의해 중국이 당시 리다오위(李道豫) 주미대사를 베이징으로 소환했던 2개월이 최장이었다.

역대 최장의 주미국 대사 공백을 두고서는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계에 근본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더하여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최일선에 섰던 친강 현 외교부장을 이을 후임자를 찾지 못해서라는 분석도 있었다.

친강 부장이 떠난 후 셰펑 외교부 부부장과 더불어 화춘잉(華春瑩) 부장조리(차관보)가 후임자 물망에 올랐다.

올해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셰펑을 차기 미국 대사 하마평에 올리며 그를 ‘중국과 미국을 잇는 견실하고 공평한 연결로’라고 표현했다. 더하여 셰펑이 임명되는 것은 “대미 외교 기조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다.”라고 해석했다.

폴리티코도의 평가도 대동소이하다. 매체는 “중국 지도부가 셰펑을 신임 주미대사로 선택한 것은 양국 간의 경색 국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해석했다.

폴리티코는 신임 주미대사 임명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미·중 관계 해빙 발언 직후에 이뤄진 데 대해서도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초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 풍선을 미국이 격추한 이후 냉각된 미·중 관계가 곧 해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통’으로 꼽히는 셰펑 신임 주미국 대사는 1964년 장쑤성 태생이다. 베이징 외교학원을 거쳐 외교부에 입부했다. 북미대양주사(司) 미국처 부처장, 처장을 역임했고 주미국 대사관에 부임하여 홍보담당 공사참사관 겸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외교부 북미대양주사 중미외교 참사관을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다시 주미국 대사관 공사로 부임했다. 2010년 북미대양주사 사장으로 승진했고 주인도네시아 대사, 주홍콩특파원공서 특파원으로 부임했다 2021년 외교부 부부장(북미담당)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