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서열 1위 합참의장, 중공군과 몰래 통화 보도…반역 논란 후폭풍

탕하오(唐浩)
2021년 09월 16일 오후 12:25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2

뉴스분석

미군 서열 1위 합참의장이 미 대선을 전후로 중국 측과 비밀 전화통화를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의 밥 우드워드 부편집장과 로버트 코스타 기자는 오는 21일 발행되는 최근 신간 ‘위기’(Peril)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중공군) 장성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미국은 중국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며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CNN 등이 발행 전 원고를 미리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2020년 대선 직전인 작년 10월 30일과 의사당 습격사태 발생 직후인 올해 1월 8일 각각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의 리줘청 참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건 이유는 중국과의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이 책의 설명이다.

미 정보기관 첩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승리를 확실히 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한 군사행동에 나서리라 예상하고 있었고, 이를 보고 받은 밀리 합참의장은 리줘청 참모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하지 않겠다”고 보증을 섰다는 것이다.

밀리 합참의장은 또한 워싱턴 의사당 습격사태 발생 이틀 뒤인 1월 8일 다시 리줘청 중공군 참모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는 당신들을 공격하거나 타격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공격한다면 (내가) 미리 전화하겠다”고 재차 확인했다고 책에서는 전했다.

이 책에서는 또한 밀리 합참의장은 1월 8일 군 장성들과 비밀회의를 열었는데, 선거에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력을 잃고 핵무기 사용이나 중국에 대한 공격을 지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도로 파문이 일자, 밀리 합참의장은 14일 서면으로 성명을 내고 미-중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중공군에 약속을 한 것이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공격할 계획이 없으며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며 일축했다.

미국 좌파매체들은 밀리 합참의장을 ‘핵전쟁 위협’에서 미국을 구한 영웅으로 포장하고 있다. 다른 나라 언론들도 이를 그대로 퍼 나르며 밀리 합참의장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와 국민,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충성해야 할 군 최고 사령관이 현재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른 공산주의 중국과 몰래 연락을 주고받았고 적국에 ‘보증’을 했다는 점은 미국 사회에 적잖은 충격이 되고 있다.

보수 성향 평론가들은 밀리 합참의장의 행동이 반역, 이적행위, 기밀누설 등 3가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밀리 합참의장이 성명에서 리줘청 참모장과의 통화 사실이나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잘못을 시인하는 대신 “미·중 충돌을 피했다”고 당당하게 말한 점은 은연중에 일종의 ‘그림자 정부’의 존재를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밀리 합참의장이 중공군에 첫 번째 전화를 건 작년 10월 30일은 아직 미국인의 투표로 선출된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인 시점이었다. 즉 밀리 합참의장은 대통령과 국민이 그에 부여한 권한을 무시했으며 사실상 대통령 권한대행 혹은 그림자 대통령 역할을 한 셈이다.

밀리 합참의장이 이 같은 행동을 하면서도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은 그 개인 혹은 세력집단이 적어도 수년 이상 비슷한 일을 관행적으로 벌여왔음을 암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폭로를 담은 책 ‘페릴’을 쓴 우드워드 부편집장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 기사를 낸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인터뷰하거나 주변을 취재해 2018년부터 지금까지 총 3권의 책을 냈다. 이번이 세 번째다.

우드워드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쳐 온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엉망진창으로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인해 미국 안팎에서 강력한 비난여론에 직면해 있다.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누군가 문책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좌파매체인 워싱턴 포스트는 자칫 밀리 합참의장이 ‘적과 내통했다’고 지적받을 수 있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젠 사키 백악관은 15일 바이든 대통령이 밀리 합참의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백악관은 그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으나, 밀리 합참의장을 버리는 카드로 사용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