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대형은행 CEO “대만 침공하면 중국서 철수”

한동훈
2022년 09월 25일 오후 12:00 업데이트: 2022년 09월 25일 오후 12:00

미국 3대 은행 대표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중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청문회에서 공화당 소속 블레인 룻크마이어 하원의원(미주리)은 3대 은행 CEO들에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헌 회장 겸 CEO 은 “미국 정부의 지시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미국) 정부의 지침을 따랐다”며 “정부가 입장을 바꾸면 우리는 러시아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즉각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 역시 모이니헌의 발언에 동의를 표했다.

다이먼 CEO는 “우리는 미국 정부의 결정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며 지침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 은행들은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응해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다고 잇따라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 은행들이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중국은 러시아와 비교해 경제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상당수 미국 은행들은 중국에서 사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출과 증권투자 등을 포함해 씨티그룹이 가진 중국에서의 위험 노출(익스포저)은 2021년 말 기준 273억 달러(약 38조8천억원)로 이는 러시아 내 노출 규모의 5배다.

익스포저는 특정 기업 혹은 국가와 연관된 금액의 규모를 가리킨다. JP모건체이스는 2011년 중국에서 합작회사로 증권사를 설립했는데, 지난해 지분 100%를 취득하며 중국 내 자산 규모를 확대했다. 익스포저도 늘어난 셈이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하원의원들은 3개 사 CEO에게 중국 정부의 인권 침해에 대한 비판을 요구했지만, JP모건체이스의 다이먼 CEO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 이 사안에 대해 미국 정부가 성명을 내야 한다”며 회피했다.

씨티그룹의 프레이저 CEO는 “이런 사태를 보게 돼 매우 마음이 괴롭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