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주 장관급 2+2 회담 “중국에 공동 대응할 것”

한동훈
2021년 09월 18일 오후 4:33 업데이트: 2021년 09월 18일 오후 7:21

미국과 호주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안전보장과 경제 등 폭넓은 분야에서 연대를 강화하기로 확인했다.

양국은 16일 국방장관과 외무장관이 참석하는 2+2 회담을 가졌다. 전날 미국, 영국, 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협력 강화와 정보기술 공유를 목표로 하는 새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 발족에 이은 조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외교통상부 격)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호주와 함께할 것이며, 협력하여 중국의 압박에 대응할 것이다. 이는 흔들리지 않는(unshakable) 동맹”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기원을 조사하라는 호주의 요구에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 역시 지난 몇 개월간 목격했다시피, 호주는 물러서지 않았다. 경제 보복 위협과 압박은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제 보복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호주의 결의는 오커스 구축의 한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영국은 호주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호주가 (중국의) 압박 전술에 맞설 때, 미국은 호주를 전장에서 고립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동맹국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중국의 반발 우려에 대해 “미국과 호주의 연대는 어떤 사건이나 사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 영국, 호주 3개국은 오커스 발족을 발표할 때도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스틴 국방장관은 미국과 호주의 2+2 회담 내용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중국이 안정을 파괴하는 활동과 중국이 기존의 규칙·규범을 위반하고 다른 국가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 자세히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 건설적인 관계를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기존의 국제 질서를 파괴하는 것에 대해 맑은 정신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2 회담에 참석한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중국은 새로운 연대 형성의 주요 요소 중 하나”라며 “양국은 여러 수준에서 중국과의 경쟁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16일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과 호주의 핵잠수함 협력은 지역적 평화와 안정을 심각히 파괴했다”며 “정치 게임의 도구”라고 비난했다.

한편, 호주 피터 더튼 국방장관은 “중국과 호주가 입장 차이를 보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지역의 자랑스러운 민주 국가이며, 인도·태평양 지역 주변국과 협력해 지속적인 평화를 확보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더튼 국방장관은 “호주와 미국 협력 강화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더욱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이는 팩트다. (중국이) 아무리 선전을 많이 해도 이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은 경제와 군사력을 증강하며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강압적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동중국해, 남중국해, 대만해협에서 매우 호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호주는 미국뿐 아니라 인도, 일본과도 협력을 강화하며 대응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9월말 미국을 방문해 미국, 인도, 일본 정상과 4개국 안보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