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방의회 결의안까지 간섭” 폼페이오가 밝힌 중국의 정치 개입

한동훈
2020년 09월 25일 오후 2:42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1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미국 중앙정부의 견제를 피해 지방정부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3일(현지 시각) 위스콘신주 주의회 의사당에서 한 ‘지방 입법기관과 중국의 도전’ 연설에서 “중국이 지방정부 관리들을 약한 고리(weak link)로 여긴다”며 캘리포니아 주의회의 인권결의안 추진 사례를 일화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7년 8월 캘리포니아 주의회 조앨 앤더슨 상원의원은 중국에서 탄압받고 있는 파룬궁 수련자를 지지하는 내용의 인권 결의안(SJR-10)을 제출했고 상원 법사위원회는 이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중국 공산당의 폭력적인 탄압에 평화로운 방식으로 맞선 파룬궁 수련자들의 용기를 높게 평가하고, 중국 공산당을 향해 강제 장기적출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법사위를 통과한 결의안이 주의회 본회의에 상정을 앞두게 되자 9월 초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중국 총영사관 외교관은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는 파룬궁을 비방하면서 해당 결의안 추진이 “캘리포니아와 중국 사이의 협력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캘리포니아주 중국계 이민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장은 해당 결의안을 규칙위원회로 돌려보냈고, 결의안은 규칙위원회 책상에 그대로 남게 됐다. 사실상 기각이었다.

이같은 내용을 밝힌 폼페이오 장관은 “불행하게도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중국 공산당의 압력에 굴복해 결의안 심의를 유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결의안에서 주목한 사람들(중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은 중국 공산당의 종교 자유 탄압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 주장과 영향력을 미국 지방정부(의회)까지 확대한 사례로 논평했다.

한편, 미 국무부가 지난 6월 발표한 ‘2018년 연례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6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아 사망했다.

이 보고서는 파룬궁 정보사이트인 밍후이왕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강제로 적출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