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청·마약단속국, 오피오이드 온라인 불법 판매에 제동

보웬 샤오
2019년 10월 2일 오전 10:26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7

미국 당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온라인 불법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식품의약청(FDA)은 마약단속국(DEA)과 공동으로 웹사이트 운영업체 디브야타(Divyata), 유포리아 헬스케어(Euphoria Healthcare), 제이씨엠 드롭십(JCM Dropship), 메즈4(Meds4) 등 4곳에 오피오이드 불법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는 경고문을 지난달 30일 발송했다.

식품의약청은 “온라인 의약판매업체에서 오피오이드를 불법 판매하면서 단속을 피하고 있다.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행위를 계속 놔둘 수 없다”며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

식품의약청에 따르면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10곳에서 미승인 진통제가 불법적으로 거래돼 왔다. 디브야타에서는 아편과 유사해 부작용이 심각한 진통제 ‘트라마돌(Tramadol)’이 유통됐으며, 유로피아 헬스케어에서는 오피오이드 ‘타펜타돌(Tapentadol)’이 ‘아스파돌탭(Aspadol Tab)’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됐다.

온라인 약국에서 불법적으로 판매하는 진통제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데다 불량품이나 변질된 제품, 유통기한이 지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약품이 포함됐다. 처방전 없이도 오피오이드를 구매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마약단속국이 개입한 것도 미국 내 오피오이드 남용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식품의약청에 따르면 마약단속국과 공동 경고문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오피오이드계 진통제 남용으로 1999년부터 2017년 사이에 약 40만명이 사망했으며 미국 전역에서 매일 평균 130명이 사망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전미약사위원회(NABP)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약국 1만65곳 중 97%가 정부법률과 약사위원회 안전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경고장을 받은 업체들은 위반사항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15일 이내에 답변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식품의약청은 지난해 5월과 8월 그리고 올해 3월에도 오피오이드가 유통되는 웹사이트 운영업체에 경고문을 보낸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피오이드 사용 확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달 4일 미국 보건인적자원부(HHS)는 18억 달러를 들여 각 주에 약물 과다복용을 근접거리에서 실시간 체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제약회사 퍼듀 파마는 지난달 15일, 오피오이드 확산으로 피해를 본 지역사회에 수십억 달러를 갚기로 협약하며 파산신청을 했다. 퍼듀 파마는 자사가 생산한 아편계 마약성 진통제 ‘옥시콘틴’을 광고하면서 그 중독성 등을 감춘 혐의로 다수의 주와 도시, 카운티 정부로부터 2600여건의 소송을 당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