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자심사 강화 후 中 유학생 대상 발급건수 99% 급감

하석원
2020년 11월 7일 오후 2:15 업데이트: 2020년 11월 7일 오후 3:05

미국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입국 심사를 대폭 강화하면서, 중국인 유학생 비자발급 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 심사 강화는 미중 긴장 고조, 중국 공산당의 과학기술 스파이 행위에 대한 경계심 증가, 중공 폐렴(코로나19) 확산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중국 본토 신청자에 대한 학생비자(F-1) 발급 건수는 808개로, 전년 같은 기간 발급건수(9만410건) 대비 99% 감소했다.

미국 내 전체 외국인 유학생은 110만명으로 이 가운데 중국 국적자 비중은 약 30%로 가장 많다. 2018~2019년 미국대학에 등록한 중국 유학생은 약 37만명에 이른다.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은 이번 학기 원격강의를 수강하는 국제 유학생 총 1만1천명 가운데 중국 학생이 5천80명이었다.

그러나 미국 비자발급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학생들은 미국행 대신 호주나 캐나다, 일본 등지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은 중공 폐렴 확산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공 폐렴 확산 이후 미국 내 외국인 학생은 감소세는 중국을 제외하면 인도가 88%로 두 번째를 기록했고 그다음이 일본(87%), 한국(75%), 멕시코(60%) 순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일부 중국 학생들은 기술과 지식재산 탈취 주범으로 지목되며 미국 당국의 집중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학생과 연구원들이 미국의 기술과 지식 재산권, 그리고 연구 성과를 훔친다”며 비자 심사를 강화했다.

2018년에는 첨단기술 분야를 공부하는 중국 학생에게 발급하는 비자의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조치를 내렸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월 중국 공산당 산하 인민해방군과 밀접한 것으로 판단된 중국 유학생과 연구원 약 1000명의 비자를 취소했다.

그러나 37만명의 전체 중국인 유학생에 비하면 0.5% 미만에 그친다.

국무부 대변인은 “비자가 취소된 사람들은 위험성이 높은 대학원생과 연구학자들”이라며 “전체 중국인 학생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지배라는 목표를 지원하지 않는 중국 출신의 합법적인 학생과 학자들은 계속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은 국비 장학생 제도로 유학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8년 출국한 중국인 유학생은 66만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3배가 넘었다.

그러나 국비 장학제도는 중국 인재들이 유학하는 국가에서 공산당의 스파이 노릇을 하도록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지 총영사관 등의 지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지원이 중단되거나 본국 송환 뒤 거액의 금액을 물어내도록 하는 계약 조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은 중국 유학생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였고 호주, 캐나다, 영국, 일본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