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탈 냉전 종식, 중국·러시아와 패권 경쟁에서 승리할 것”

최창근
2022년 10월 13일 오후 5:52 업데이트: 2022년 10월 14일 오후 1:56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탈냉전 시대는 종식됐으며, 향후 10년간 중국, 러시아와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여 새로운 세계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천명했다.

10월 12일,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48쪽 분량의 ‘국가안보전략(NSS)’을 공개했다.

공개된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의 대외전략의 가이드 라인을 담았다. 이는 추후 미국 내 모든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정책 수립 시 기준이 되는 문건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당초 올 1월에 ‘NSS’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전략 수정으로 발표 시점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 전문 일간지 ‘폴리티코’는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NSS가 도널드 트럼프-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국가 안보 전략과 사실상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권 교체 여부를 떠난 미국 국가 안보 전략 방향은 분명하다는 해석이다.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은 10년 후 미국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고 전 세계의 국가들은 다시 한번 미국에 반(反)해 베팅하는 것이 좋은 베팅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NSS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 등 ‘헤게모니에 기반한’ 지정학적 현상 변경 시도를 제압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시대를 다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과의 외교를 추구하면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확장 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NSS ‘서문’에서 “앞으로의 10년은 미국 국익을 증진하고 지정학적 경쟁자를 압도하며 공동의 도전에 맞설 ‘결정적 시기’이다.”라고 규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전략적 도전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하나는 중국·러시아 등 패권에 도전하는 강대국과 경쟁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전염병, 테러 등 지구촌 공동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다.

NSS는 “가장 시급한 전략적 도전은 수정주의적 외교정책을 표방하는 권위주의적 지배 체제를 가진 국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러시아 등 패권 도전국과의 경쟁이 미국의 국가 안보 전략의 1순위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중국에 대한 기술(記述)도 눈여겨볼 만하다. 보고서는 중국을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것을 할 수 있는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파워를 가진 유일한 경쟁자이다.”라고 평가하면서 “베이징 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세계 최고 패권 국가가 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관련해서는 “국제 질서를 무시한 잔혹한 침략 전쟁(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다만 미국의 경쟁자 측면에서 “중국을 뛰어넘는 위협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NSS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야욕을 주로 문제 삼으면서 “러시아 정부의 전략적 오판에도 불구하고 국제 정세에서 다시 한번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서 러시아의 미래를 결정할 주체는 러시아 국민이다.”라고 밝혔다.

미국이 추후 이들 국가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내 투자 강화, 동맹과 연합, 강군 유지를 강조했다.

NSS는 “현대화되고 첨단화된 강한 미군이 동맹과 세계의 이익을 지켜낼 것이다.”라고 기술하여 추후 미국이 중국·러시아를 압도할 국방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에 대한 기술도 있다. NSS는 “북한 정권이 불법 핵무,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은 이란과 더불어 공격적이고 불안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소규모(smaller) 독재국가이다.”라고 표현했다.

대북한 전략 관련해서는 “북한 정권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할 것이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 진전을 이루는 한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확장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천명했다.

일본에 대해서 “상호안보조약에 따라 일본 방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다. 여기에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곳으로 대만해협에 인접해 있다.

인도 관련해서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이자 주요 국방 파트너이다.”라고 소개하며 “미국과 인도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우리의 공동 비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양자, 다자간 협력을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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