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명한 중국 고위층은 국가안전부 부부장” 미 매체

2021년 06월 19일 오후 4:25 업데이트: 2021년 06월 21일 오전 10:14

중국 고위인사가 미국으로 탈출해 수개월 간 협력하고 있다는 루머가 도는 가운데, 이 인물이 중국 국가안전부 부부장(차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 보수매체 ‘레드 스테이트’는 17일(현지시각) 익명의 정보원을 통해 둥징웨이(董經緯) 중국 국가안전부 부부장이 지난 2월 당시 캘리포니아의 한 대학에서 유학하고 있는 딸을 방문하려 미국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둥 부부장은 캘리포니아에 도착한 후 미 국방정보국(DIA) 관계자들과 접촉해 망명 의사를 밝혔으며, 자신이 가져온 중국의 기밀정보에 대해 말했고 이후 잠시 모습을 감췄다가 국방정보국 보호 아래 잠적했다.

미국의 국방·외교·정보분야를 다루는 언론인 집단인 ‘스파이 토크’는 최근 뉴스레터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고위인사가 둥 부부장이라며 그의 이름이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거론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 측에 둥 부부장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레드 스테이트는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다르게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블링컨 국무장관이 명확하게 거절한 것은 아니며, 단지 둥 부부장이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을 몰랐기에 ‘미국이 데리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둥 부부장은 2018년 4월 국가안전부 부부장으로 승진임명된 후 중국의 방첩활동을 지휘해왔다. 그가 접근할 수 있는 기밀 정보 수준을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직책으로 봤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파이 토크는 둥 부부장이 제공했다는 정보의 양과 신뢰성에 대해 잘 아는 내부 소식통과의 대화를 근거로 판단할 때, 이번 사건은 매우 큰 사건이기는 하나 미중 관게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둥 부부장이 제공한 정보는 테라바이트 분량이며 중국의 특수무기 시스템, 중국군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운영, 코로나19의 기원, 중국이 미국에 심은 정보원과 정보자원 등에 관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레드 스테이트는 최근 미국 정보당국에서 둥 부부장이 제공한 정보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도 주장했다. 그 사례로는 보수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의 지난 15일자 기사를 제시했다.

워싱턴 프리비컨은 이 기사에서 미국 정부 내부문서를 통해 정보당국이 코로나19 확산 초기 학생이나 취업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중국 스파이 의심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년 1월 방학을 맞아 중국으로 귀국했던 수백 명의 중국인 유학생 등이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미국으로 돌아왔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1월 31일 비시민권자와 중국 거주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이라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은 이들이 예정보다 일찍 미국에 돌아온 이유가 입국 제한을 피하기 위해서이며, 특히 작년 1월 21일 미국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고 마침 이날 중국 당국이 사람 간 전염을 공식 인정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프리비컨은 미 정보당국이 조사 대상자들을 스파이인지 아닌지 확정짓지는 않았으나, 이들이 미국의 공공정책 변화, 경제적 대응 및 피해, 병상·장비 부족 등 의료 시스템 상황,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 시민 불안 등을 중국 정부에 보고한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가 일반적인 뉴스나 정부 발표 등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출처보다 훨씬 깊은 수준에서 미국 정부의 팬데믹 대응을 이해하고 있었는데, 여기에는 스파이 행위에 연루된 중국인 유학생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미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