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종교탄압하는 중국 공산정권에 기술지원 중단해야”

이은주
2020년 07월 24일 오전 10:32 업데이트: 2020년 07월 24일 오전 11:27

미국 기업이 중국에 수출한 기술이 중국 정권의 종교탄압에 이용되고 있음을 인식하고, 이러한 범죄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리 바우어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위원은 최근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술기업들은 미국의 기업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이 주창하는 가치에 대해 예민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산당원과 기꺼이 협력하려는 일부 기업들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USCIRF가 주최한 화상 청문회에서 참석자들은 중국 공산당 치하 중국에서 벌어지는 종교탄압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권이 첨단기술을 적용한 감시카메라, 얼굴 인식,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위성항법장치(GPS), DNA 수집을 통해 주민들을 감시한다고 밝혔다.

일례로 중국 베이징의 한 유명 지하교회가 교회 내부에 보안카메라 설치하는 것을 거부했다가 교회를 폐쇄당한 사실이 거론됐다.

또한 티베트 지역에서는 티베트 불교계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주민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홍콩 국가안전법 통과로 종교단체들이 크게 위축됐다. 홍콩 당국이 온라인 게시물을 검열하고 통신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돼서다.

청문회에 참석한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 크리스 메저롤 연구원은 “현대 중국만큼 디지털 기술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권위주의 국가는 없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타깃이 된 종교단체들의 결과는 비극적일 만큼 참혹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권은 “종교적 극단주의”라는 죄목을 씌워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무슬림신도 약 100만 명을 강제 수용소에 구금하는 등 종교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미국 기업들은 이러한 중국 정권의 검열 요구에 협조하거나 중국의 감시장비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 옹호 단체인 티베트행동기관의 롭상 시터는 미국의 기술기업 애플이 “모두에게 정의로운 세상” 캠페인을 펼치지만, 정작 그 자신은 중국 정권의 요구에 따라 중국 앱 스토어에서 수천 개의 앱을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인텔과 엔비디아 등 다른 미국 기술기업도 인공지능(AI) 칩을 중국 하이크비전(海康威視)에 판매했다고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하이크비전은 중국 신장(新疆)에서 인권침해 등 혐의로 50여개 중국 기업과 함께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른 기업이다.

man checks security cameras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한 남성이 감시 카메라를 정비하고 있다. 2013.10.31 | Ed Jones/Getty Images/AFP=연합뉴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지난 16일 미시간주 연설에서 미국 기업과 할리우드가 단기 이익을 좇아 “중국의 꼭두각시가 됐다”면서 “그 대가로 미국의 자유와 개방성을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미 행정부도 미국에 침투하는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의식해 지난 5월 “국가안보 침해 및 인도주의적 우려가 있다”며 연방 퇴직연금 펀드의 중국 주식투자를 금지했다.

미국 공직자들의 급여로 조성된 미국 최대규모 연기금이 미국을 해치는 일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미국에서 두 번째 규모 연기금인 교원공제조합(CalSTRS)은 지난 2018년 6월 30일 기준 하이크비전의 주식 약 244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게리 바우어 위원은 이미 조사를 받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중국 주식의 지분을 재평가하고 중국 공산주의 정권의 주민 억압에 연루됐는지 확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만약 기업들이 연루됐음을 확인하고도 손을 떼지 않는다면 “중국 공산정권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보다 더 큰 기업적 손실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