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경서 밀입국 중국인 급증세…체포 719% 증가

사만다 플롬(Samantha Flom)
2023년 02월 15일 오후 10:45 업데이트: 2023년 02월 15일 오후 10:45

2023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남부 국경에서 중국 국적자 2999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19% 증가한 수치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 같은 불법 밀입국 통계 데이터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같은 기간 미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체포한 중국 국적자는 총 366명에 불과했다. 2022 회계연도 전체(2021년 10월 1일~2022년 9월 30일)를 통틀어 기록된 중국 국적자 체포 수 또한 2176건으로,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보다 적은 숫자다.

이렇듯 지난해 10월 이후 미 전역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 중국 국적자 불법 밀입국에 대해 이미 전·현직 정부 관계자들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달 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크 모건 전 국경보호국 국장대행은 “(미국은) 말 그대로 중국에서 온 이민자들을 체포하고 있다”며 “중국발 이민자들을 미국에 풀어주기 전에 그들의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발언은 이달 초 미국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뒤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받았다.

이를 두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또한 “중국 정부가 우리 영공에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산 펜타닐이 미국 사회에서 미국인들을 죽이고 있다. 더 많은 중국인이 미국의 남쪽 국경을 불법으로 넘고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트로이 밀러 현 국경보호국 국장대행은 불법 입국하는 중국인의 증가에 대해 “1월에는 남부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를 발견한 건수가 42% 감소했다”고 성명을 냈다.

밀러 국장대행은 “직전 달인 1월 월간 운영 상태를 보면, 새로운 국경 단속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2월에도 이어져 불법 입국자 발견 건수가 급감, 가장 낮은 수준의 수치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실제 지난달 미국 남부 국경 전역에서 집계된 총 체포 건수는 15만6274건으로 전달인 12월에 기록된 25만1978건보다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쿠바·아이티·니카라과 출신의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신원 조회 후 미국에서 일하고 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망명심사 대기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경보호국은 이를 높이 평가하며 최근 불법 밀입국자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불법 이민자들을 사면해 주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경 지역인 텍사스주의 켄 팩스턴 법무부 장관은 “매년 수십만 명의 외국인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이 불법 사면 프로그램은 이민 문제를 극도로 악화시킬 뿐”이라고 일갈했다.

팩스턴 법무부 장관과 함께 다른 주들의 법무부 장관 19명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해당 프로그램의 합법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건 상태다.

한편 미 세관국경보호국의 데이터 집계에는 미국 이민법에 따라 체포된 불법 이민자, 입국 불허자, 추방 처분을 받은 비시민권자가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