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2% “중국이 최대 위협”…3년전 “러시아”와 대비

한동훈
2021년 12월 4일 오후 4:37 업데이트: 2021년 12월 4일 오후 10:30

미국인 절반 이상이 최대 위협국가로 중국을 꼽았다. 3년 전 시작한 같은 조사에서 “러시아”가 1위였던 것에 비하면 극적인 변화로 평가됐다.

로널드 레이건 연구소가 지난 1일 발표한 ‘국방의식에 관한 전국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가 미국을 가장 위협하는 국가를 “중국”이라고 답했다. “러시아”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14%에 그쳤다. 이 조사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같은 조사에서는 응답자 30%가 러시아라고 답했고 그다음이 중국(21%)이었다.

중국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한 응답자를 지지 정당에 따라 나눠보면 공화당 64%, 민주당 44%였다. 올해 2월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는 20%에 그쳤던 데 비하면 두드러진 변화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7일까지 미국 성인 25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중국의 위협을 분야별로 묻는 항목에서는 ▲무역 및 경제 20% ▲군사 확장 19% ▲인권 침해 17% 등 응답이 고르게 나왔다.

이를 지지 정당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양당 지지자 모두 무역 및 경제를 1위로 꼽았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군사 확장을 두 번째로 민주당 지지자는 인권 침해를 선택했다.

또한 미국이 군사력을 중동이 아닌 동아시아에 집중해야 한다는 응답 역시 공화당 43%, 민주당 37%로 정당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연구소 측은 “중국의 위협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은 정파에 따른 격차가 크지 않다”며 “중국이라는 답변은 꾸준히 증가하며, 중국이 강한 도전 상대임을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인들은 중국의 위협을 여러 측면에서 이해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중국의 위협이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인권도 포함됐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대만 문제,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책임소재,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등 여러 이슈에 대한 질문도 담겼다.

대부분 응답자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대처하는 것을 지지했다.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71%에 달했다.

미-중간 군사충돌이 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다는 응답자는 71%였으며 정당별로는 공화당 79%, 민주당 66%였다.

또한 코로나19가 중국 허베이성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이른바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서는 응답자 72%는 “가능성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실험실 유출설이 입증되면 중국이 다른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응답은 76%로 나타났다.

내년 2월 개막하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응답자 60%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회를 연기하고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광고나 기업후원을 금지하는 ‘비즈니스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응답도 비슷한 비율을 나타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가능성을 언급한 ‘외교적 보이콧(선수단만 파견·공식 사절단 불참)’에 대해서는 48%가 지지하고 32%가 반대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의 최대 동맹국을 묻는 항목도 있었다. 응답률 1위는 영국이었으며 캐나다, 유럽, 이스라엘, 독일, 일본, 호주 등 순이었다. 한국은 인도와 함께 1%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