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둔화했지만…한은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 높아”

이윤정
2023년 04월 4일 오전 11:58 업데이트: 2023년 04월 4일 오전 11:58

3월 소비자물가가 4.2% 상승해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제 유가 등과 관련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이 4월 4일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지난 2월(4.8%)에 이어 두 달 연속 4%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5월(5.4%) 5%대에 진입한 이후 7월 6.3%까지 치솟은 뒤 점차 둔화해 지난 2월 4%대로 내려왔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건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가 상승을 견인해 오던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4.2% 하락하며 지난 2월에 이어 두 달째 내림세를 보였다.

가공식품은 9.1% 올라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전월(10.4%)보다는 오름세가 둔화했다. 공업제품은 2.9% 올라 2월(5.1%)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4.4% 상승해 전월(5.5%)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다만 채소류 등 농산물이 오름세를 키웠다. 농축수산물은 3.0% 올라 전월(1.1%)에 비해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13.8%의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공공요금의 불확실성도 지속하고 있다. 전기·가스·수도는 1년 전보다 28.4% 올라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상승률을 이어갔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8% 올라 전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한국은행은 물가 흐름이 안정세로 들어섰다고 보면서도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추가 인상 폭 및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국은행 김웅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물가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큰 폭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의 경우 점차 낮아지겠지만, 둔화 속도가 소비자물가보다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