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G7서 5개국과 양자회담…“한일회담 못해 아쉬워”

2021년 06월 14일 오후 4:37 업데이트: 2021년 06월 14일 오후 6:02

독일 총리 “가능한 협력, 지원 계속할 것”
호주 총리 “수소경제 협력, 시너지 효과 낼 것”
프랑스 대통령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강력 지지”
영국 총리 “굳건한 동반자로 거듭나는 확실한 계기 만들 것”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12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G7 확대 회의 3개의 세션 및 한·호주, 한·독, 한·EU, 한·영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G7 확대 회의…보건·열린 사회와 경제·기후변화와 환경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에 열린 확대회의 1세션(보건 세션)에 참석해 백신 공급의 조속한 확대가 가장 필요한 단기처방임을 강조하며 “백신의 공급 확대를 위해 한국이 보유한 대량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을 기반으로 이러한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G7 국가들과도 백신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3일 오전에 열린 확대회의 2세션(열린 사회와 경제)에서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경험을 소개하고 인종차별, 극단주의와 같은 열린사회 내부 위협에 보다 강력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진 3세션(기후변화·환경)에서 문 대통령은 2050 탄소 중립 의지를 강조하고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등 우리 정부의 구체적 행동계획을 소개했다.

첫날, 호주·독일· EU와 양자회담

문 대통령은 확대회의 참석 외에도 호주·독일·EU·영국·프랑스와의 양자 정상회담 및 아스트라제네카사 CEO와 면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전 10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12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수소에너지 생산, 한국의 수소차와 수소경제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리슨 총리는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것”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적극 동의를 표했다. 모리슨 총리는 또 “호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한다”며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문 대통령이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해 왔는지 잘 알고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파스칼 소리오 CEO를 면담한 자리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하반기 공급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고, 소리오 CEO는 “한국이 최우선적인 협력 파트너인 점을 고려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 호텔 회담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된 것 같다”며 인사를 건넸고 문 대통령은 이에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갖고 코로나 19 대응, 기후변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12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관계 논의 결과를 공유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다시 진전될 수 있도록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 노력 중”이라며 독일의 지속적인 협력과 지지를 요청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는 과거 동독 출신으로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연민을 갖고 있다”며 “독일은 이번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가능한 협력과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도 회담을 갖고 코로나 극복, 기후변화와 환경 협력, 양자 간 교역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EU가 ‘유럽 그린 딜’과 ‘2030 디지털 목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고 있고, 한국 역시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한국과 EU는 상호 호혜적 협력을 이룰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는 저탄소경제, 재생에너지에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수소차,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 배터리, 수소경제 분야가 강점인 만큼 한국과 EU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향후 더욱 긴밀한 협력을 제안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모습 | 청와대 제공

둘째 날, 영국· 프랑스와 양자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2일 차인 13일 오전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과 글로벌 과제들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결단으로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5% 이상의 경제 성장을 예상하며 위기 극복의 세계적 모범이 되었다”고 말했고, 존슨 총리는 “문 대통령 리더십으로 한국은 우수한 방역으로 모범을 보였으며, 영국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기후변화 이슈, 해양 오염 문제, 이란 핵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아울러 양국은 영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연계하고, 녹색 기술개발, 보건·의료 분야 등 협력의 지평을 넓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굳건한 동반자로 거듭나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 것을 회담을 통해 약속했다.

이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카리스 베이 정상회담 라운지에서 ‘약식회담’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13일 약식회담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양국 정상은 코로나 19 방역 및 경제 상황을 공유했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의 빠른 경제 회복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싱가포르 선언 관련, 미국의 인정을 포함한 한미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남북,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언급했으며,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표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G7 확대 회의가 개최되기 전 카비스 베이 호텔에서 스가 일본 총리와도 조우해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오후 다음 순방국인 오스트리아에 도착했다. 이후 15~17일에는 스페인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