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함에 큰 실망 안겼다” 과학고 출신 의대생 섭외해 고개 숙인 ‘유퀴즈’ 제작진

이서현
2021년 01월 18일 오전 10: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00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인 과학고 출신 의대생 출연자 논란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지난 11일 제작진은 SNS를 통해 “지난 방송이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담다’ 특집은, 각자 인생에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어떻게 담고 살아왔는지를 전해하고자 기획했다. 우리는 그 이야기를 다루면서 제작진 무지함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이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방송된 ‘유퀴즈’에는 과학고 출신 의대생이 출연했다.

출연자는 6개 대학 의대에 동시 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를 몰고 다녔던 인물이다.

현재는 국내 최고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이후 섭외를 진행한 제작진과 출연자 모두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영재학교 8개교, 과학고 20개교가 있다.

모두 이공계열 인재 양성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 중이다.

그런데 과학고를 졸업한 출연자가 의대에 진학한 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제작진 역시 과학고에서 의대 진학률이 높아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질타를 받았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영재학교는 전체 7% 내외, 과학고는 전체의 2% 내외가 의학 계열에 진학했다.

서울과학고등학교 | 연합뉴스

서울과학고에서는 의대에 지원할 경우 장학금을 환수하고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등 억제 방안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2017~2019년까지 해마다 전체 20% 안팎의 졸업생이 의학 계열에 진학하며 별 소용이 없었다.

이에 서울과학고는 강경책을 써서 2020년도 신입생부터 의학 계열에 지원하면 3년간 지원받은 교육비 1천500만 원가량을 환수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일부에서는 “교육비 환수만으로는 의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강한 정책은 단기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영재학교나 과학고 등 별도의 학교를 두지 않고 교육청 안에 과학영역이나 영재영역 관련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생들을 선발해 위탁하는 방식 등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오 관련해 교육단체들은 지난 12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편법으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학전형과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