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탕’ 인공 감미료는 안전?…“비만·우울증 확률 높인다”

김태영
2023년 05월 5일 오후 10:52 업데이트: 2023년 05월 8일 오후 10:55

탄산음료, 과자, 빵, 심지어 사탕까지 ‘제로 슈가’(무설탕)로 표기된 제품들이 시중에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이 설탕 대신 당과 열량이 적은 인공 감미료를 선호하면서 생긴 변화다. 그런데 인공 감미료도 장기간 과용하면 비만, 당뇨, 우울증 등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손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대 통합의학센터 교수이자 뉴욕 ‘노던메디컬센터’ 최고경영자(CEO) 양징두안 박사는 지난 2일(현지 시간) 영문 에포크타임스에 ‘무설탕은 건강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칼럼에서 그는 학계 여러 연구를 인용해 인공 감미료가 인체에 여러 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우리가 즐겨 먹는 식품에 주로 사용되는 몇 가지 인공 감미료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먼저 설탕보다 약 600배 이상 단맛을 내는 ‘수크랄로스’는 고온에서도 단맛을 유지할 수 있어 제과·제빵류, 열처리 가공식품에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에 따르면 수크랄로스는 열처리 과정에서 잠재적 독성을 가진 화합물로 알려진 ‘클로로프로판올’을 생산하며, 이 화합물이 장내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양징두안 박사는 “이 과정에서 체내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높아져 면역 체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카린’은 1879년 처음 발견된 이후 과일 주스를 비롯한 각종 음료와 의약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설탕보다 약 300배 더 단맛을 낸다. 양 박사는 지난 2019년 NIH가 쥐 실험을 통해 도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사카린을 장기간 복용하면 당뇨 및 비만유발할 수 있고 신장과 간 기능이 손상돼 방광염, 대사 증후군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스파탐’에 대해서는 “‘페닐알라닌’이란 함유 화합물이 뇌와 신경 세포를 자극해 두통, 뇌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파탐은 다이어트 콜라와 같은 각종 탄산음료, 시리얼, 인스턴트 커피와 차, 유제품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인공 감미료다. 설탕보다 약 200배 더 단맛을 낸다.

그는 또한 “껌, 구강 청결제, 사탕 등에 첨가되는 ‘자일리톨’도 오랫동안 많은 양을 섭취하면 복부 팽만, 설사, 복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러한 부작용은 장내 세균 불균형, 대사 장애, 혈당 수치 급상승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인공 감미료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이나 집중력 저하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NIH가 지난 2014년 미국 노인 26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인공 감미료가 들어있는 인스턴트 커피나 차를 마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우울증 지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양 박사는 인공 감미료가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공 감미료는 장내 미생물의 구조 및 기능을 변형시켜 식욕을 촉구하고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저칼로리 또는 제로(ZERO)칼로리인 인공 감미료 식품을 (다이어트) 대안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식품이 단맛에 대한 우리의 욕구를 더욱 자극해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 감미료는 적당량 사용해야 하며 될 수 있으면 꿀, 메이플 시럽, 코코넛 워터 등과 같은 천연 감미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