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워크서 쏜살같이 내려오는 쇼핑카트를 다리로 막아 아기를 지켜낸 아빠

이현주
2021년 02월 16일 오전 11:3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22

대형마트 무빙워크에서 카트가 미끄러져 아이를 안고 있던 남성이 크게 다쳤다.

만약 아이가 서 있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난 6일 오전 11시 30분께 전북 전주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A(42)씨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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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워크를 타고 3층으로 내려가는 도중, 위쪽 손님 손에서 떨어진 쇼핑카트가 갑자기 미끄러져 내려온 것이다.

속도가 붙은 쇼핑카트는 무빙워크 아래쪽에 있던 A씨 앞까지 쏜살같이 내려왔다.

당시 23개월 된 아이를 안고 있던 그는 오른쪽 다리를 내밀어 쇼핑카트를 황급히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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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바지가 해지고 오른쪽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A씨와 아이에게 큰 외상은 없었지만 사고 이후 두려움을 느끼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A씨는 “주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 황급히 카트를 멈춰 세워 천만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쇼핑카트에 다친 A씨의 다리/연합뉴스

그러면서 “만일 아이가 카트에 부딪혔다면 크게 다쳤을 거라는 생각에 며칠간 잠도 못 잤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카트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모든 대형마트가 경각심 갖고 쇼핑카트 관리와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트는 바퀴에 있는 홈과 무빙워크에 있는 홈이 서로 맞물리고, 바퀴에 있는 고무 패드가 한 번 더 잡아주면서 고정된다.

사고가 난 대형마트의 해당 카트는 고무 패드가 마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고 피해 보상에 노력 중이고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로부터 대형마트 관리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