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워서 편의점이나 지키지” 편의점 알바생 머리 밀치며 막말한 부부

이서현
2020년 06월 27일 오전 10:50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42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온라인상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알바 폭행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CCTV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는 한 남성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머리를 강하게 밀치자 직원이 2m 가량 뒤로 밀리며 쓰러지는 장면이 담겼다.

폭행을 당한 아르바이트생 A양은 자신의 SNS에 CCTV영상을 공개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2일 오후 10시 20분께, 한 부부가 물건을 사러 광주 광산구의 한 편의점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계산이 끝난 후 부부 중 남편이 소주 빈 병이 가득 찬 상자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A양은 상자가 무너지면 손님이 다칠까 염려해서 “거기에 앉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장우산으로 상자를 치면서 “이러면 닳냐? 야, 닳냐고 XX”라고 욕설을 했다.

​아내에게 말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내 역시 “야, 넌 닥쳐”라며 거칠게 나왔다.

A양은 “지금 두 분 다 저한테 뭐라고 하셨냐”고 따졌고 부부는 “억울하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대응했다.

바로 경찰에 신고하자 두 사람은 “진짜 신고를 했냐. 넌 오늘 죽었다”라며 A양을 몰아붙이고 밀쳤다.

공개된 CCTV 영상은 이 순간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A양은 “저에게 딸이 이 가게를 좋아해서 계속 다녀줬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글이 부디 멀리멀리 퍼져서 따님이 두 분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꼭 봤으면 좋겠다”라며 “따님이 이 글을 본다면 저도 저희 부모님의 소중한 딸이라는 걸 알아주시고 부끄러워하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어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모든 알바생을 대표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는 근무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A양은 해당 편의점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일을 4년간 돕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사람들 무시하고 함부로 하지 말아달라”며 “제가 아니라 직원이 당했다면 얼마나 서러웠을까”라는 걱정어린 말을 덧붙였다.

가해자 부부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 부부의 신원을 특정할 자료를 확보해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