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다고 사람들이 손가락질만 했던 최초 다운증후군 호랑이 ‘케니’의 슬픈 사연

김연진
2021년 02월 18일 오전 10:11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20

평범한 호랑이와는 사뭇 다른 얼굴의 백호가 있었다. 녀석의 이름은 ‘케니’.

케니는 최초로 다운증후군 증상을 지닌 호랑이였다. 납작한 코, 삐뚤어진 입은 그로 인해 생긴 후유증이었다.

놀랍게도 케니가 기형적인 얼굴로 태어나게 된 것은,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처참한 결과였다.

터펜타인 크릭 야생동물보호지구

그런데도 사람들은 케니를 보며 “끔찍하게 생겼다”, “괴물 같다”라며 손가락질만 했다. 신기한 구경거리처럼 여기기도 했다.

케니가 2살이었던 지난 2000년, 미국 아칸소주의 한 민간 축사에서 처음 구조됐다. 당시 사육사는 “스스로 얼굴을 벽에 부딪혀 이렇게 됐다”며 케니의 기형적인 모습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터펜타인 크릭 야생동물보호지구

사실, 백호는 자연적으로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종이다. 일각에서는 백호를 멸종위기종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종이다.

전문가들은 비싼 값에 팔리는 백호를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근친 교배’를 자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하얀 모피 인자인 ‘이중 열성(Double Recessive)’ 유전자 발현을 위해 백호들을 근친 교배시킨다는 설명이다. 그 후유증으로 케니가 기형을 지니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터펜타인 크릭 야생동물보호지구

미국의 동물보호단체인 빅캣 레스큐 측은 “일부 민간 사육사들은 백호를 계속 만들어내기 위해 백호가 멸종위기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백호는 야생에 존재하지 않는 종이다”라며 “절대 백호가 사육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태어난 백호들은 선천적인 장애, 기형 등으로 고통을 받다가 수명보다 일찍 눈을 감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깝게도 케니도 10살을 맞은 지난 2008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