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한 친구 업고서 ‘그리스 최고봉’ 올림포스산에 오른 달리기 선수

이서현
2020년 10월 12일 오후 4:1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29

친구의 꿈을 이뤄주려고 아름다운 도전에 나선 청년이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그리과스 매체 그릭리포터 등 외신은 그리스의 장거리 달리기 선수 마리오스 지아나쿠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아나쿠는 촉망받는 ‘오지 장거리 달리기’ 선수다.

인스타그램 ‘marios_giannakou’

그는 두바이의 알 마르모움 사막 270km를 완주하고 남극 150km 달리기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여러 세계 대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오지를 가로지르는 게 직업인 그는 그리스에서 가장 높은 올림포스산도 산책하듯이 종종 등반한다.

그동안 올림포스산에서 가장 높은 미티카스 봉우리도(해발 2918m) 무려 50번이나 올랐다.

인스타그램 ‘marios_giannakou’

그런 그의 곁에는 올림포스산을 한 번 오르는 게 평생 소원인 친구가 있었다.

바로 장애를 가진 22살 대학생 엘레프테리아였다.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이려면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엘레프테리아에게 산을 오른다는 건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언제가 한번쯤은 꼭 이뤄보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우연히 이를 알게된 지아나쿠는 친구의 오랜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다.

인스타그램 ‘marios_giannakou’

그는 망설임 없이 51번째 올림포스산 등반을 계획했고, 친구를 업고서 산을 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친구에게도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그는 사람을 태울수 있는 특수 가방을 준비하고, 친구를 태워서 실전처럼 훈련했다.

어느정도 준비를 마친 두 사람은 지난 4일 올림푸스산 등반에 나섰고, 6일 새벽 최고봉인 미티카스에 올랐다.

중간중간 쉬거나 쪽잠을 잔 시간을 제외하고 무려 10시간 넘게 걸렸다.

정상에 오른 두 사람은 땀을 식히며 그토록 꿈꾸던 순간을 만끽했다.

지아나쿠는 “그 어떤 메달보다도 값진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을 믿고 등반에 나선 친구에게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강인하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소식을 접한 그리스 총리는 “환상적인 계획을 현실로 만든 두 사람 덕분에 모든 국민이 행복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누리꾼들도 “친구는 얼마나 기쁠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람” “감동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