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잠든 사이 시위대가 남긴 쓰레기 홀로 치운 고등학생에게 일어난 작은 기적

이서현
2020년 06월 12일 오전 11: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18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가 휩쓸고 지나간 곳에는 방화와 약탈, 폭동이 일어났고 사상자도 속출했다.

그런데 한 흑인 청소년이 더럽혀진 시위 현장을 혼자서 청소한 사실이 알려져 큰 울림을 전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뉴욕주 버펄로에 사는 안토니오 그웬(18)의 소식을 보도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그웬은 지난 1일 시위대가 지나간 뒤 동네에 유리조각과 쓰레기가 나뒹구는 것을 보게 됐다.

오전 2시경, 빗자루와 쓰레기 봉지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아침에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겪을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새벽녘, 그웬은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10시간 동안 홀로 거리를 청소했다.

뒤늦게 청소를 하려고 거리로 나온 주민들은 이미 청소가 마무리된 거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웬의 선행은 곧 지역사회에 알려졌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CNN

그 후, 그웬에게 훈훈한 일이 이어졌다.

이웃 주민인 매트는 자신이 아끼는 2004년식 빨간색 무스탕 컨버터블 차량을 그웬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매트는 CNN과 인터뷰하며 “그웬이 페이스북에서 어떤 차를 살지 조언을 구하는 것을 봤다”라며 “아끼는 차이지만 가끔 타고 있어서 그웬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그웬의 어머니도 빨간 무스탕을 몰았다고 한다.

그웬은 “자동차를 주시겠다고 했을 때 정말 감사하고 또 놀라서 소름이 돋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지역의 한 보험사 대표는 이 차량의 1년 치 보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착한 일을 한 그를 돕고 우리 사회가 따뜻하다는 것도 알리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기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웬은 올가을부터 다니게 될 대학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버펄로의 한 대학이 그웬이 어디에서 공부하든 그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싶다고 밝힌 것.

타인을 위한 그웬의 선한 마음이 나비효과처럼 연이은 행운을 불러왔다.

그웬은 과거에도 교회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늘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미화 업체를 운영하고 싶다고 밝힌 그웬은 “많은 분의 응원과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