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美 하원의장에 새 북미무역협정 비준 촉구 서한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19년 12월 1일 오전 9:4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해 북미 3국이 서명한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비준안의 조속한 표결을 촉구했다.

USMCA는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3국의 정상이 서명했다.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 6월 처음 의회로부터 새 무역협정안에 동의를 얻었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비준안이 의회에 머물고 있다. 캐나다는 미 의회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가 USMCA 비준안을 통과시키려면 먼저 하원의원의 과반수 이상 찬성을 얻은 후 상원에서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의 펠로시 의장은 USMCA가 미국 노동자와 환경을 보호하는 데 충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비준안 수정을 요청하며 표결에 부치기를 거부해 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보낸 서한은 26일(현지시간) 발송된 후 3일 만에 공개됐다.

멕시코 대통령은 서한에 “모든 민주 국가에서 그렇듯이 치열한 논쟁과 열정으로 미국 선거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로 인해 결정해야 할 중요한 사안을 지연시키지 않기 바란다. USMCA를 조속히 추진하자”며 펠로시 의장에게 비준 절차를 촉구했다.

그는 또한 “역사가 될 이번 협정이 국제사회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우정과 협력, 번영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주간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 11. 21. | Alex Edelman/Getty Images

오브라도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가 승인한 ‘2020년 예산안’에 자신이 약속한 USMCA와 관련한 비용 7000만 달러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USMCA 비준을 서두르고 있다.

그는 펠로시 의장에게 미국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오브라도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의 임금 인상을 약속하고 노동조합의 권리를 강화한 노동법도 통과시켰다며 요구 사항을 모두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서한에서 오브라도 대통령은 자신이 하원 세입위원장인 리처드 닐(민주) 의원과 미국노동총연맹-산별노조협의회(AFL-CIO) 회장 리처드 트럼카에게 했던 이와 같은 언급을 펠로시 의장에게 확인시키며 “노동자 관련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미 민주당 의원들은 USMCA 발효 후 인건비가 낮은 멕시코로 투자가 몰리면서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공화) 상원 원내대표는 펠로시 의장이 대통령 탄핵에만 치중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인 USMCA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비준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펠로시는 이 협정을 이행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추수감사절 행사 전에 연설하고 있다. 2019. 11. 26. | Andrea Hanks/White House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는 이 일이 대단한 것을 알고, 그렇게 하고 싶다고 계속 말하지만, 그녀의 책상에 수개월 동안 놓여있다”며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우리는 낸시 펠로시를 비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USMCA가 연말까지 승인될 것 같지 않다고 21일 기자들에게 언급한 바 있으며, 25일에는 “우리는 미국 노동자를 위해 협상안을 개선하려 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이 탄핵에 집중하느라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탄핵과 무역 협정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