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아, 저 승객은 확진자니?” 마약 대신 ‘코로나19’ 찾기에 나선 공항 탐지견

이현주
2020년 09월 25일 오후 1:2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43

여행객 가방 속 숨겨진 마약이나 폭발물을 잡아내는 ‘개 코’.

이 ‘개 코’가 코로나19도 잡아낼 수 있을까?

핀란드 헬싱키 공항이 ‘개 코’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찾을 수 있는지 실험에 나섰다.

공항 마약 탐지견/연합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3일(현지시간) 헬싱키공항이 이날부터 개 후각을 이용한 코로나19 탐지 실험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사소한 건강 상태 변화가 체취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원리에 따라, 개들은 마약과 폭탄뿐 아니라 암이나 각종 감염증 등 질병을 탐지하는 데 투입돼 왔다.

코로나 탐지견과 훈련사들/AP 연합뉴스

이번 실험에서 탐지견들은 10초 안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여행객들이 1분 이상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비행기에 탑승해야 하는 승객들을 고려한 항목으로 보인다.

코로나 탐지견과 훈련사들/AP 연합뉴스

헬싱키 공항은 탐지견 16마리를 대상으로 파일럿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 중 4마리가 투입 대기 중이고 6마리는 훈련을 받고 있다.

나머지 6마리는 공항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탈락했다.

코로나 탐지견/AP 연합뉴스

코로나 탐지견은 여행자와 직접 접촉하지는 않는다.

실험에 사전 동의한 여행자가 자신의 목에서 땀을 닦은 샘플을 건네주면 개가 냄새를 맡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아내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이와 별도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받아야 한다.

탐지견이 코로나19 양성자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검사하기 위해서다.

훈련사와 교감 중인 코로나 탐지견/AP 연합뉴스

일부 전문가는 탐지견을 활용한 코로나19 진단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훈련 등에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데다, 대규모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

인천공항 검역소/연합뉴스

하지만 연구진은 이미 과부하 상태에 빠진 코로나19 검사 부담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탐지견이나 훈련사들이 이번 실험을 통해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