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게 없네”…中 ‘올림픽 기간 식품 품질 강화’ 공문 살펴보니

류정엽 객원기자
2022년 01월 20일 오전 10:59 업데이트: 2022년 06월 3일 오후 3:06

‘도핑 테스트 걸릴라’ 각국 선수단 중국산 음식 주의보
中 지방정부, 공문 띄우며 ‘식품 품질’ 강화에 안간힘

최근 휴대전화 전용 심카드 및 인터넷 보안 문제에 경기장 내 함성 없는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에 이르기까지 전례 없는 지침을 받고 있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중국산 고기를 비롯해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먹거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독일 반도핑기구(NADA)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 중국산 고기를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중국산 육류를 선수들이 먹으면 ‘클렌부테롤’을 섭취할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선수들이 동물의 성장촉진제인 클렌부테롤에 오염된 중국산 고기를 먹을 경우 본의 아니게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섭취 혐의를 받아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미국 VOA는 “’클렌부테롤’의 우발적인 섭취를 피하려면 중국 본토산 육류 제품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며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육류 오염 등의 문제로 선수들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중공) 외교부는 아직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중공 관영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국산 고기가 미국산보다 안전하다”며 “반중세력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미국산 육류를 섭취한 선수가 도핑테스트에서 “클렌부테롤에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없는 것”으로 VOA는 미국반도핑기구(USADA)를 인용해 전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공 정부는 이런 의혹을 불식하고자 검사나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며 안정성을 부각하는 등 이미지 관리에 나섰지만 여전히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에포크타임스가 (단독) 입수한 중공 지방정부 내부 문건을 살펴 보면 NADA에서 경고한 고기를 비롯해 채소까지도 선수들이 조심해야 할 고위험 먹거리로 파악됐다.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외국 대표선수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는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농산품에 대해 정기적인 농약 잔류검사는 물론이고 창고에서 출하되기 전에 반드시 정량 검사를 실시해야 하고 합격품에 대해서만 동계올림픽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문서에서는 일부 농산물이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안시 농업농촌국에서 지난해 12월 28일 발행한 ‘올림픽 기간 농산물 품질 안전에 관한 통지’(關於加強疫情防控和“兩節”期間農產品質量安全工作的通知)라는 공문에는 저우즈현 농촌국에 동계올림픽을 위해 농산물 공급 기업을 엄격하게 관리통제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서에는 “현장 감독을 실시하고 농산물 전과정 품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검사에 합격한 농산물만 동계올림픽에 공급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시안시 농업농촌국에서 지난해 12월 28일 발행한 ‘올림픽 기간 동안 농산물 품질 안전에 관한 통지’(關於加強疫情防控和“兩節”期間農產品質量安全工作的通知) 일부 | 에포크타임스에 제공

해당 공문은 “클렌부테롤”과 같은 금지 약물을 관리 및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축 및 가금류 제품에 대해 엔로플록사신, 오플록사신, 클렌부테롤 등 금지 약물의 지나친 잔류량을 관리감독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중공 당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약 20년 전부터 클렌부테롤, 락토파민, 살부타몰 등 위해 약물에 대해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관할 당국은 이를 알고도 용인해 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지령은 그저 공문(公文)에서 공문(空文)으로 격하되어버린 셈이다.

더욱이 이 공문은 중국에서 흔한 식재료인 동부콩(豇豆), 부추(韭菜), 근채(芹菜) 등을 3대 고위험 농산물로 꼽았다. 이러한 고위험 식품에 대해 생산기지는 포괄적인 생산자 목록을 만들어 ‘일대일 감독’을 통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병충해에 약해 재배가 비교적 어려운 동부콩, 부추, 근채는 잔류농약으로 인해 오래전부터 3대 고위험 농산물로 꼽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문은 채소, 과일, 육류와 수산물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안시 농업농촌국에서 지난해 12월 28일 발행한 ‘올림픽 기간 동안 농산물 품질 안전에 관한 통지’(關於加強疫情防控和“兩節”期間農產品質量安全工作的通知) 일부 | 에포크타임스에 제공

시안시 공문은 인체에 치명적인 살충제, 각성제 등을 금지 약물로 규정했으나 사실상 중국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다방면에 걸쳐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 선수는 물론 중국인조차도 먹거리를 걱정해야 할 형국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안시의 공문만으로도 중국행을 앞둔 베이징 올림픽 선수들에게 조심해야 할 것이 중국 ‘고기’뿐만 아니라 중국 ‘음식’이라는 것이 입증되면서 안도감 대신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먹거리에 대한 위험성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비단 시안만이 아니었다. 동계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시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베이징 시장감독관리국은 비정기적으로 시에서 유통되는 각종 식품에 대해 무작위 안전 검사를 실시해 왔다.

에포크타임스는 2021년 12월부터 ‘식품감독관리국 공식 홈페이지’에 공고된 ‘식품감독고시’를 직접 확인했다. 베이징시 당국의 문건에서도 앞서 시안시가 밝힌 전통적인 고위험군 3종 농산물을 포함해 한 달 반 동안 다양한 식품에서 살충제 성분과 클렌부테롤이 검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베이징이 실시한 식품안전검사에서 전체 샘플 중 부적합 판정을 받은 비율은 한두 달여 만에 약 1%에서 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품 안전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혹스럽게도, 종류를 막론하고 ‘음식’에 쓰이는 주요 식자재들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베이징에서 불합격률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꼽힌 것이 채소와 과일이었다는 점이다.

검출된 목록은 다음과 같다. ▲육류=쇠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 ▲채소 및 과일=콩나물, 녹두나물, 유채, 시금치, 죽순, 청경채, 생강, 바나나, 귤, 복숭아 등 ▲수산물=붕어, 잉어, 농어, 철갑상어, 가오리, 중국산 갈치, 청강어, 부세 등.

* 이 기사는 룽텅윈 기자가 기여했다.